[DBR]美-인도-중동 아프리카 맞춤식 공략 이렇게

  • 입력 2009년 2월 21일 02시 59분


《동아비즈니스리뷰 28호(3월 1일자)는 위기 극복을 위해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과 함께 새로운 시각에서 한국 기업의 해외시장 전략을 지역별로 재점검했다.》

미국 완제품시장 경쟁 심해… 부품소재서 대안 찾아야

▽홍순용 KOTRA 북미지역본부장=한국 기업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998년 4.6%로 정점에 이른 뒤 지난해 2.3%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한국의 주력시장이던 완제품 소비재시장에서 중국 베트남 등 후발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한계 상황에 처한 완제품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부품소재시장이다.

국내 기업이 미국 부품소재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 글로벌 제조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정확히 이해한 뒤 연구개발(R&D) 단계부터 미국 기업과 협력해야 한다. 미국 기업은 제품개발 단계부터 장비·부품·소재 회사와 협력 채널을 구축해 공동 R&D를 추진하기 때문이다.

또 제품이 아닌 기술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자동차 브레이크에 쓰이는 유압 기술은 의료장비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해당 기업은 자동차부품 기술이 아니라 유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시장에 접근하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한국 기업은 또 복합적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개발해야 한다. 미국 글로벌 제조 기업은 해외 기업의 부품소재를 이용할 때 단순 수입뿐 아니라 아웃소싱, 지분투자, 인수합병(M&A) 등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인도 섬유-전자부품산업 유망… 장기적 차원서 접근을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지난 수년 동안 인도는 독립 이후 가장 역동적인 경제활동을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는 인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먼저 인도 경제가 단기적으로 감속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당장 인도에서 이익을 창출할 생각은 자제하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라는 얘기다.

둘째, 인도의 제조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인도는 아직도 농촌 거주 인구가 전체 인구의 60%나 된다. 따라서 인도 정부는 산업 발전과 경제위기 극복, 고용 창출을 위해 노동집약적 제조업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한국 기업들이 인도에서 가장 먼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산업은 섬유다. 인도의 뭄바이는 20세기 초 아시아의 섬유산업 중심 중 하나였다. 지금도 인도 섬유산업의 잠재력은 꽤 높으며 저렴한 노동력도 풍부하다.

전자부품산업도 유망하다. 인도 가전시장은 경제성장과 도시화로 지속적 성장이 예상된다. 이미 주요 한국 가전업체가 인도에 진출했으나 연관 분야인 전자제품 조립 전문회사들의 진출은 미흡하다.

중동 개발 프로젝트 많은 아부다비 - 사우디에 관심을

▽우기훈 KOTRA 중동아프리카지역본부장=급팽창하던 중동·아프리카 경제는 유가 급락 및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빠르게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지역 시장은 최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알제리 등 새로운 축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먼저 지금까지 두바이에 집중됐던 아랍에미리트의 중심축은 금융위기를 계기로 아부다비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국가가 개발 프로젝트를 취소하는 것과 달리 아부다비는 120억 달러 규모의 석유정제시설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등 오히려 적극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 약세에도 불구하고 산업정책을 지속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 실제로 현지 정부는 해외 투자에 치중하던 국부(國富)펀드를 국내 프로젝트에 우선 투입하기로 했다. 또 올해 정부 예산을 16% 증액 편성해 신규 개발 프로젝트에 600억 달러를 책정했다.

카타르는 금융위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풍부한 가스 자원에 힘입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8년 10만 달러를 넘어서는 등 꾸준히 10%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 경영지식의무한보고-동아비즈니스리뷰(D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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