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회 국수전… 본능의 함정

  • 입력 2008년 8월 19일 03시 01분


프로 기사들은 자기 수를 줄이는 자충수를 본능적으로 두지 않는다. 자충으로 당장 피해를 보지 않더라도 이 한 수가 나중에 큰 화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를 자충으로 유도해도 시원찮을 판이다.

그러나 무조건 자충수를 피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 때문에 결정적 찬스를 놓칠 수도 있다. 유연한 사고가 더 필요할 때가 있는 것이다.

백 162가 자충을 피하는 깔끔한 수. 프로다운 수였지만 이 수가 고정관념의 산물이었다. 지금은 하수처럼 둬야 했다. 자충수지만 참고도 백 1, 3으로 단수치고 5로 끊으면 좌변 흑 대마는 살아갈 길이 막힌다.

전보에서 흑 ○가 참고도 백 1과 같은 자충을 보지 못한 실수였고 백도 이를 미처 깨닫지 못했다.

바람처럼 다가왔던 반전의 기회가 바람처럼 지나갔다. 흑 163, 165를 선수한 뒤 흑 167로 잇자 반상은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졌다.

흑 177까지 덤을 제하고도 흑이 5집 이상 남는 형세다. 역전은 불가능해졌다. 이후 수순은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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