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포커스] 게레이루, 폴란드 국민이 일궈낸 값진 소득

  • 입력 2008년 6월 13일 06시 11분


아쉬운 무승부로 끝난 경기였지만, 브라질 출신 호제르 게레이루(27.레지나)는 이날 폴란드에게 보배와도 같은 존재였다.

게레이루는 13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 에른스트하펠에서 열린 유로2008 B조 예선 2차전에서 전반 29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개최국 오스트리아와 1-1로 무승부를 거두는데 현격한 공을 세웠다.

이날 마리우스 레반도브스키와 함께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게레이루는 브라질 출신다운 유연한 몸놀림과 발재간으로 폴란드의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공격과 수비를 잇는 이음새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넓은 시야로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다.

게레이루의 골이 터진 것은 전반 29분. 마레크 사가노프스키의 슈팅이 수비수에 맞고 흐른 뒤 재차 슈팅으로 연결해 오스트리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사실 게레이루는 대회 개막 전 야쿱 블라스치코프(도르트문트)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교체선수 정도로 여겨진 선수. 하지만 강력한 포지션 경쟁자였던 블라스치코프가 훈련 도중 부상을 당하자 폴란드의 허리를 책임질 핵심 전력으로 급부상했다.

무엇보다 게레이루의 귀화는 폴란드 전국민이 일궈낸 값진 소득이었다. 브라질 태생이었던 게레이루는 지난 2006년 폴란드의 명문 레지아에 입단했고, 이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폴란드 축구팬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레오 벤하커 감독은 그의 재능을 높게 평가해 대표팀에 차출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고,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유로2008을 대비해 대회 개막 두 달 전 귀화법을 어기면서까지 게레이루에게 폴란드 시민권을 부여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민권을 획득한 게레이루는 독일과의 1차전부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오른쪽 윙어로 교체투입된 게레이루는 브라질 특유의 현란한 개인기와 유연한 몸놀림을 선보이며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독일의 마르첼 얀센이 버틴 측면을 자주 뚫으며 폴란드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이번 대회 페페(포르투갈), 메흐메트 아우렐리우(터키) 등 브라질에서 귀화한 선수들이 선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 축구의 부흥의 중심에 서 있는 게레이루가 ‘제2의 조국’ 폴란드를 8강에 진출 시킬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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