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응씨배 국가대표 선발전…배짱 두둑한 수

  • 입력 2008년 5월 20일 02시 58분


흑 43, 백 44가 놓이자 판의 골격이 서서히 드러난다. 이제 흑은 곳곳에 담아놓은 실리를, 백은 좌상 방면의 세력을 바탕으로 국면을 운영할 것이다.

강동윤 7단이 흑 45를 두자 검토실은 “심하게 비튼다”며 웃는다. 포석 정답을 맞히는 문제라면 누구라도 백 46의 자리를 100점으로 꼽았을 것이다. 마주보는 세력의 중심이라는 바둑 격언에 비춰보면 당연한 자리다. 이를 외면하고 흑 45로 간 것은 일종의 배짱 수. 강 7단의 구상은 일단 실리를 확보한 뒤 상대방이 세력을 확대하면 그 안으로 침투해 철저히 파괴하겠다는 것이다.

백 46은 당연한데 흑 47이 감탄을 부른 행마다. 백이 ‘가’로 받으면 ‘나’로 두어 전체를 살리겠다는 뜻. 백 48은 불가피하다.

흑은 이어 곱게 ‘가’로 뛰어드나 싶었는데 흑 49로 예상 밖의 곳에 응수타진을 한다. 강 7단은 이 수순을 보고 과감하게 흑 45를 선점한 것. 만약 참고도 백 1로 막으면 흑 12까지 패가 나서 백이 낭패를 본다. 백 50은 정수인데 흑은 어떻게 수습할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