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응씨배 국가대표 선발전…한 수로 나락에 떨어지다

  • 입력 2008년 5월 14일 02시 58분


조한승 9단은 복기하면서 백 60을 여러 차례 놓아 봤다. “왜 거길 뒀을까”라고 자문했다. 둘 때는 좌하에서 흘러나온 흑 돌을 공격하면서 상변 백의 두터움을 확장하는 일석이조의 수라고 봤다. 이 수로 초반 우세가 확실해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바둑이 끝난 뒤 돌아보니 형편없는 수였다. 백 60은 좌변 공격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무딘 칼이었다. 또 흑 61을 허용해 상변 백 세력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참고도 백 1이 쉽고도 반상의 중심을 잡는 수였다. 평소 조 9단의 기풍에 어울리는 수이기도 하다. 흑은 2로 두는 정도인데 백 3을 선수하고 5로 우상 쪽으로 뒀으면 백의 우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이후는 흑의 독무대였다. 한번 우세를 잡은 이영구 7단은 전혀 틈을 보이지 않고 완벽한 마무리를 보여줬다. 백으로선 한 수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진 한판이었다.

이 7단은 이날 승리로 강동윤 5단과 응씨배 본선 진출을 위한 최종국을 두게 됐다. 91…76, 191…34. 소비시간 백 2시간 55분, 흑 2시간 55분. 197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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