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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8일 2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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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점과 음식점에서 쇠고기를 찾는 손님이 줄면 그 타격은 한우 도매상과 도축장을 거쳐 축산농가에 미친다. 한우의 산지 가격은 광우병 괴담이 번진 뒤 더 떨어진 데다 그나마 거래조차 제대로 안되고 있다. 괴담과 왜곡 보도의 결과는 이처럼 참담하다.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의 이웃인 자영업자와, 일부 선동세력이 그토록 보호하자고 외치는 한우 농가다.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 비율은 26.5%(2006년)로 선진국보다 10%포인트가량 높다. 자영업의 증가는 외환위기와 경기부진으로 우리 사회에 드리워진 슬픈 그늘이다.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일터에서 내몰린 가장들이 특별한 기술이나 큰돈 없이도 할 수 있다고 해 너도나도 자영업에 뛰어든 탓이다. 이 중 상당수는 가족 구성원들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생계형 자영업이다. 하지만 경쟁이 워낙 치열해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엔 밀가루를 비롯한 원재료 값의 폭등으로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괴담까지 겹쳤다. 닭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까지 받고 있다. 대형 할인점의 닭고기 판매량이 격감했고 오리고기, 삼계탕을 파는 식당은 손님이 3분의 1가량 줄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삼계탕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보다 시급한 것은 쇠고기와 닭고기 소비 기피가 또 다른 ‘광풍’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얼토당토않은 괴담으로 내 이웃의 삶이 망가지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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