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응씨배 국가대표 선발전… 백, 역류를 타다

  • 입력 2008년 5월 6일 03시 00분


조한승 9단은 유(柔)로 강(强)을 제압하는 몇 안 되는 기사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부드럽고 유연한 행마와 조화로운 절충을 선호하는 기풍으로 ‘신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흑○의 완착으로 형세는 백이 유리하다. 백 58까지는 서로 제 갈 길을 간 것. 흑으로선 다음 수가 어렵다. 이영구 7단은 15분 가까이 고민하다가 흑 59를 놓는다. 상변 백 세력의 삭감과 우변 백 돌에 대한 공격을 노리는 절충점. 그래도 썩 내키지는 않는다는 표정이다.

백은 흘러가는 물결에 슬슬 몸을 맡기면 된다. 조 9단이 좋아하는 흐름이다. 그는 참고도 백 1을 떠올렸다. 나무랄 데 없다. 전판을 굽어보며 백의 두터움을 배가시키는 수다.

그때 조 9단의 눈에 좌하 흑 돌이 들어왔다. 모양은 갖췄지만 아직은 미생마. 조 9단은 먼저 이 돌을 위협한 뒤 능률적으로 상변을 지키는 수순을 떠올렸다. 그 시작은 백 60의 모자씌움. 그러나 이것은 역류였다. 흑은 좌하를 보강하지 않고 먼저 흑 61로 백의 뒷덜미를 낚아챘다. 흑 65까지 순식간에 흐름이 바뀌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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