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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7일 0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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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아끼고 건강도 챙기고”
뚜벅이족들 “일거양득” 입모아
일주일에 한번 車놓고 다니면
1년에 200L, 30만원 이상 아껴
경남 밀양시에서 부산까지 출퇴근하는 정창균(44) 씨는 1월부터 출퇴근 수단을 바꿨다.
지난해까지 자가용으로 밀양 집과 부산의 직장을 오갔던 것을 열차로 출퇴근하고 집에서 역, 역에서 직장까지는 걸어서 오가기로 한 것.
정 씨는 “기름값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이제 석 달째를 넘어서고 있는데 당장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은 물론이고 건강까지 좋아지는 효과를 얻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고유가 시대가 계속되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두 발로 걸어서 출퇴근하는 ‘뚜벅이족’들은 “에너지 절약은 물론이고 건강까지 좋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회사원 노희정(29·여) 씨는 운동화를 신고 하이힐은 따로 챙겨서 출근할 정도로 ‘열혈’ 뚜벅이족이다.
지난해 가을 택시가 안 잡혀 ‘그냥 한번 걸어 보자’며 걸어서 출근한 뒤로는 자주 운동화를 신고 걸어서 출근한다.
노 씨는 “옥수동 집에서 한남동 직장까지 버스로 세 정거장밖에 안되는 거리지만 중간에 갈아타야 하는 등 복잡해 택시를 주로 탔었다”며 “막상 걸어 보니 30분밖에 걸리지 않아 자주 걷게 됐다”고 말했다.
노 씨는 “3000원 정도의 택시비도 아낄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걸어서 출근하면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아주 먼 거리가 아니라면 한 번쯤 걸어서 출근해 보라고 권유한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출퇴근하는 것이 얼마만큼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가져올까.
에너지시민연대 박찬 부장은 “우리나라 평균 자가용 연료소비효율이 10.76km인 것을 감안하면 직장인 한 사람이 하루 평균 5km를 걸어서 출퇴근한다면 하루에 기름 0.5L를 아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관리공단 신정열 대리도 “일주일에 한 번만 차를 놓고 다니면 1년에 200L가 넘는 기름을 아낄 수 있다”며 “액수로 환산하면 30만 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자가용을 놔두고 운동화를 챙길 수는 없는 노릇.
전문가들은 처음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순차적으로 걷는 거리를 조금씩 늘리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은 “걸어서 30분이 넘는 거리라면 처음부터 걸어서 출퇴근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며 “우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한 정거장 정도 먼저 내려 걷는 방법으로 조금씩 걷는 거리를 늘려 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