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08 +10&-10]생활 속 에너지 절약 지혜<2>

  • 입력 2008년 3월 20일 03시 02분


거실 플러그만 뽑아도 年 4만3000원 아껴요

회사원 김모(35·서울 강남구 도곡동) 씨는 주말이면 집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즐긴다.

거실에 놓인 TV 뒤편에는 전선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다. 케이블TV용 셋톱박스, DVD 플레이어, 비디오카세트리코더(VCR), 홈시어터, 개인용 컴퓨터(PC), 모니터, 프린터, 인터넷모뎀 등 가전제품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매일 잠깐 사용하는 휴대전화 충전기까지 포함하면 플러그가 10개나 된다. 색상과 모양이 비슷비슷해서 한번 뽑았다가 다시 연결하려면 골치가 아프다.

김 씨는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플러그를 뽑아야 절전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전선이 워낙 복잡해 1년 내내 그냥 꽂아놓고 지낸다”고 말했다.

그의 거실에서 대기전력이 얼마만큼 낭비되고 있을까. 대기전력은 전원을 꺼도 플러그를 통해 소모되는 전력을 뜻한다.

에너지관리공단이 한국 중산층 가구를 조사한 결과 TV 1대는 연간 26.7kWh의 대기전력을 잡아먹는다고 조사됐다. 연간 6166시간 동안 대기하면서 조금씩 전력을 소모한 탓이다.

DVD 플레이어는 연간 81.8kWh의 대기전력을 소모한다. 대기시간이 연간 6702시간으로 가전제품 중에서 가장 길었다.

가장 많은 대기전력을 소모한 가전은 홈시어터(연간 126.7kWh)였다. 어쩌다가 한번 사용하는 프린터도 오랜 시간 대기 상태에 머물며 연간 17.1kWh를 낭비한다.

PC, 비디오테이프리코더 등 거실 내 가전제품을 모두 합치면 연간 대기전력 소모량이 390.3kWh에 이른다.

TV 1대를 1년간 시청하는 데 필요한 사용량 250kWh보다 많은 전력을 플러그를 통해 그냥 흘려버리는 셈이다.

390.3kWh를 누진제가 아니라 kWh당 110원으로 단순하게 계산하면 4만2933원에 해당한다. 대기전력만 효과적으로 줄여도 1년에 한 달은 전기를 공짜로 쓰는 셈이다. 가구 전체로 따져 계산하면 수천억 원대를 넘나들 것으로 추산된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낭비하는 대기전력을 줄이려면 스위치가 여러 개 달린 절전형 멀티 탭을 이용하라고 권한다. 일일이 플러그를 뽑는 방법도 있지만 꾸준히 실천하려면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절전형 멀티탭에 여러 개의 플러그를 꽂은 뒤 홈시어터, DVD 플레이어, 비디오테이프리코더 등 자주 쓰지 않는 가전제품과 연결된 스위치를 ‘OFF’로 바꿔놓으면 전력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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