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많은 대중이 사랑하는 세계적 인기곡이라는 점, 또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에서 디지털 음원의 형태로는 누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디지털 음원을 보유한 싸이월드 뮤직에서조차 이들의 음악은 연주곡이나 리메이크 곡, 혹은 편집 음반의 일부 곡 형태로만 서비스될 뿐 원앨범 감상은 할 수 없죠.
어찌된 일일까요.
디지털 음원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일은 해당 음악과 관계된 저작자들의 지독한 ‘디지털 거부증’에서 비롯됐다고 하네요.
수많은 세기적 명곡을 낳은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와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거장(巨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모두 디지털이라면 끔찍이 싫어하는 아티스트라고 합니다.
이들은 수년간 계속된 디지털 음원업계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얼마만큼의 돈을 준대도 내 음악은 디지털로 유통시키지 않겠다”며 아날로그 음반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지켜나가고 있답니다.
비틀스와 미야자키 감독의 OST 외에도 몇몇 해외 아티스트의 곡들이 같은 이유로 디지털 음원 유통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는군요.
이 때문에 디지털 음원업계는 꽤나 속병을 앓고 있는 모양입니다. 싸이월드의 음악 서비스를 담당하는 블루코드의 유진오 상무는 “사정을 모르는 누리꾼은 ‘어떻게 이런 곡을 서비스 안 할 수 있느냐’고 서비스 업체에 항의를 한다”며 “하지만 우리로서도 그들(아티스트)의 마음이 바뀌길 기다리는 것 외엔 뾰족한 수가 없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아날로그 음반을 지켜내려는 아티스트들의 신념과는 관계없이, 이들 음악은 불법적 형태로 온라인상에 돌고 있습니다. 거장 뮤지션들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지켜내면서도 디지털 시대에 맞는 ‘디지로그’적 해법은 없을지 팬과 아티스트, 음반과 음원업계가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산업부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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