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화제! 이사람]여자프로농구 챔피언전 MVP 정선민

  • 입력 2008년 3월 28일 03시 02분


정선민(신한은행)이 27일 서울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스튜디오에서 엄지를 치켜 세우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정선민(신한은행)이 27일 서울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스튜디오에서 엄지를 치켜 세우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그는 몸에 달라붙는 하얀색 면바지를 입고 왔다. 티셔츠는 아랫단이 짧아 움직일 때마다 배가 살짝살짝 보였다. 화장도 곱게 하고 멋스러운 핸드백도 걸쳤다. 그는 영락없는 봄 처녀였다. 최근 신한은행을 2연속 통합 우승으로 이끈 여자프로농구의 ‘지존’ 정선민(34). 유니폼을 벗고 잠시 ‘자유인’으로 돌아온 그를 27일 만났다.

○ 올 시즌 가장 행복했어요

“우승한 다음 날 서울 압구정동에서 주차를 하는데 경비 아저씨가 알아보시고 축하한다고 하셔서 기분 좋았죠.”

최고 농구 스타지만 아직도 사람들이 알아보면 재밌고 즐겁다고. “농구 시작한 이후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하하호호….” 정선민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하지만 시즌 초 임달식 감독과의 불화설로 홍역을 치렀고 한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눈물의 의미에 대해서는 “사실 지인을 통해서 감독님이 제 트레이드를 추진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 생각이 갑자기 나 울컥했죠.”

임 감독은 “너를 뺀 신한은행 팀은 생각할 수 없다”며 오해를 풀어 줬고, 정선민은 성적으로 화답했다.

○ 다음 주 소개팅 일정 꽉 찼어요

정선민의 유일한 형제인 두 살 아래 남동생은 5월 4일 결혼한다.

“만나는 사람은 있는데 결혼을 생각할 정도는 아니고요. 여러 사람 만나봐야죠. 다음 주에 소개팅 일정이 꽉 찬걸요.”

정선민은 외롭다. “훈련 끝내고 숙소에 혼자 있을 때 가장 외로워요. 따뜻한 말 한마디 해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죠.”

경남 마산 고향 집에서는 빨리 분가해서 거실에 쌓여 있는 트로피를 치우라며 성화라고. 그래도 나이에 쫓겨 결혼하기는 싫단다.

“저(185cm)보다 작아도 되고… 키는 175∼180cm면 좋을 것 같아요.”

2세를 운동선수로 키우긴 싫다고. “운동을 하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거든요. 저와는 달리 넓은 세상을 보여 줬으면 좋겠어요.”

○ 박수칠 때 떠나야죠

“다음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고 싶어요. 잘할 때 그만둬야죠. 후배들에게 자리를 넘겨줘야 할 시기가 된 것 같아요.”

그는 “사실 농구 말고는 잘하는 게 없어 답답하기도 해요. 지도자 스타일은 아닌 것 같고, 말을 잘하는 편이니 중계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라며 웃었다.

그의 당면 목표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아테네에서처럼 망신당하지(6전패)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생순’으로 주목받는 핸드볼이 부러워 영화도 안 봤다는 그가 베이징에서 영화 못지않은 감동을 전해 줄지 기대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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