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보 기자의 이 한수]黑,좌변 마무리 접전서 웃다

  • 입력 2008년 2월 28일 02시 55분


9회 농심 신라면배 최종국

○ 박영훈 9단 ● 창하오 9단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농심 신라면배 최종국. 박영훈 9단과 중국의 창하오 9단이 우승컵을 놓고 다퉜다.

창 9단은 직전 대국에서 이창호 9단을 반집 차로 이겨 대회 3연승을 거두며 기세가 올라 있는 상태. 박 9단은 마지막 수문장 역할을 맡게 돼 부담을 가진 탓인지 중반 무렵 바둑이 끝났다고 할 정도로 불리했다. 하지만 창 9단이 지나치게 안전 운행하는 틈을 비집고 역전에 성공했다.

장면도는 두 대국자가 좌변에서 마지막 접전을 벌이는 순간이다. 박 9단이 무리하고 있다는 검토실의 진단이 불길하게 들렸다.

창 9단이 흑 1로 단수치고 3으로 씌우자 박 9단은 백 6으로 뚫고 나왔다. 여기서 ‘가’로 회돌이 치는 것은 아무 수도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장면에서 창 9단은 회심의 미소를 흘리며 묘수를 던졌다.

참고 1도 흑 1이 창 9단이 준비해 두었던 수. 백 2로 잡으면 흑 3으로 흑 두 점이 살아오면서 하변 백 대마가 함몰한다.

박 9단은 참고 2도(실전)처럼 둘 수밖에 없었지만 흑 15를 보곤 고개가 꺾였다. 더는 응수할 길이 없는 것. 계속 진행하면 패가 나지만 흑이 먼저 때리는 패여서 ‘만패불청’을 하면 흑 승이다. 창 9단은 중국에 처음으로 농심배 우승컵을 안겼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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