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나락으로 떨어지다

  • 입력 2007년 12월 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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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의 맥점에 이세돌 9단도 움찔한다. 흑 65의 후퇴는 불가피한 선택.

백 66으로 젖히는 수순이 돌아와서 백이 우세를 잡기 시작한다. 최기훈 초단이 전보 흑의 무리수를 잘 응징하고 있다. 그동안 시간을 거의 쓰지 않던 이 9단도 이 장면이 괴로웠던지 흑 69를 두기 전 4분여 고민했다. 백 70까지 하변에서 사는 모양을 갖추자 흑은 껍데기만 남은 꼴이다.

모처럼 백의 우세가 확실해지자 검토실도 백의 시각에서 국면을 분석하느라 분주해졌다.

그러나 다음 수인 백 72가 검토실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백 72는 백의 삶에 도움을 주는 수도, 흑을 공격하는 수도 아닌 두 집 짜리 끝내기에 불과했다. 백 72는 당연히 참고 1도 백 1에 둬야 했다. 만약 흑이 2에 두면 백 3으로 끊는 것이 강력해 백 11까지 오른쪽 흑이 죽는다. 따라서 흑은 참고 2도 흑 2로 두는 것이 정수인데 백은 9까지 흑 두 점을 잡아 유리함을 이어갈 수 있었다.

실전에선 흑 73, 75의 요소를 빼앗기고 76으로 후수를 잡아 백이 망한 모습. 힘겹게 우세의 고지에 올랐던 최 초단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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