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1선으로 처참히 넘어가다

  • 입력 2007년 11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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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은 좌변과 하변의 두 대마를 동시에 수습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흑은 우선 하변부터 정리한다. 흑 81, 83은 수습의 맥. 지금 상황에선 특히 좋았다.

그러나 최기훈 초단은 형세가 불리하다는 생각에 점점 더 긴장하면서 판단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흑 93. 그는 백에게 이곳을 빼앗겨 하변이 공격당하면 영영 뒤집을 기회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좌변은 어떻게든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흑 93은 실리로도 15집이 넘는 큰 곳.

그러나 백 94가 떨어지자 좌변 흑 대마가 무간지옥을 헤매게 됐다. 흑 93은 참고도 흑 1에 둬야 했다. 백 2, 4를 당해도 흑 9까지 중앙이 두터워져 버틸 수 있는 국면이었다.

흑 95는 생사가 막막해진 좌변 흑 돌이 유일하게 건드려 볼 수 있는 곳. 이세돌 9단은 무리하게 잡으러 가지 않는다. 백 102로 튼튼하게 중앙 퇴로를 막고 흑이 어떻게 살아 가는지 추이를 지켜 본다. 흑 113이 흑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묘수. 흑은 1선으로 넘어 목숨은 부지했다. 하지만 처참하기 그지없는 모습.

게다가 백이 선수를 잡아 백 120으로 상변을 갈라 치자 승부는 백에게 기울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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