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화제! 이사람]한국시리즈-코나미컵 깜짝 스타 SK 김광현

  • 입력 2007년 11월 1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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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좋지 않았다. 5억 원의 입단 계약금을 받고 ‘제2의 류현진(20·한화)’이란 기대를 모았던 김광현(19·SK). 그는 3승 7패 평균자책 3.62의 초라한 성적으로 프로에서의 첫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깜짝 선발’을 맡아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다시 팬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점잖던 SK 김성근 감독은 “모처럼 초대형 투수가 등장했다”며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광현은 코나미컵 아시아 시리즈 예선전에서도 일본 챔피언 주니치를 무너뜨리는 선봉에 섰다. 딱 두 번의 선발 등판으로 올가을 프로야구 최고 스타가 된 그를 11일 팀 숙소였던 도쿄돔호텔에서 만났다.》

● 비난하는 사람에게서도 환호를 받는 것

김광현의 블로그에는 ‘나를 욕하던 사람들에게서 환호 받는 것.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적혀 있다.

지난해 5월 SK 기자회견. 그는 지난해 사상 최초의 신인 최우수선수(MVP)가 된 류현진을 지목하며 “그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런 그에게 돌아온 것은 ‘거만하다’는 비난뿐이었다.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 주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인터넷에서 비난 댓글을 보고 마음이 많이 상했어요. 그 뒤로 댓글은 보지 않아요. 저만의 방식대로 가는 거죠.”

그에게 이번 코나미컵은 아팠다. 주니치를 상대로 예선에선 선발승을 거뒀지만 결승전에선 구원 등판해 이병규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는 “나 때문에 팀이 진 것 같아 너무 아쉬웠다. 반성 많이 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 야구를 즐기는 ‘미소 왕자’

그는 마운드에서 잘 웃는다. 예전에는 공이 마음먹은 대로 잘 안 가면 무의식적으로 어깨를 돌리거나 짜증을 냈다. 이런 그에게 김성근 감독은 “감정을 드러내지 마라”고 충고했다.

고교 시절부터 생긴 습관이라 고치기 힘들었다는 그는 짜증 대신 미소를 택했다. 한국시리즈 4차전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그는 김 감독에게서 “너 이제 즐기기 시작했구나”라는 말을 들었다.

● 인터넷 게임, 친구들과의 수다

마운드에 섰을 때와는 달리 평소에는 영락없는 19세 소년이다. 팀 선배인 최정(20)과 함께 인터넷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푼다는 그는 노트북으로 부모님과 화상 통화를 하면서 그리움을 달랜다.

“일본에서 시간 날 때 신주쿠와 긴자로 가서 쇼핑했어요. 17세 쌍둥이 동생과 부모님 선물도 샀어요.”

쉬는 날에는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를 떠는 게 취미라는 그는 “남들이 보면 잘 웃고 해서 활달한 줄 아는데 의외로 내성적인 면이 많다”며 수줍게 웃었다.

:김광현은 누구?:

△출생=1988년 7월 22일 서울 △체격=187cm, 83kg, 혈액형 B형 △출신교=덕성초-안산 중앙중-안산공고 △프로 입단=2007년 SK 1차 지명 △포지션=투수(왼손) △주요 경력=2004년 미추홀기 고교대회 최우수선수상-우수투수상, 2005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 대표, 2006년 세계청소년선수권 최우수선수상,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 최우수선수(MVP)

도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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