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이야기]프리미어리그, 약속의 땅은 아시아

  • 입력 2007년 10월 1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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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꼭 봐야 할 두 선수가 있다. 한 명은 춤추는 듯한 드리블과 과감한 돌파, 환상적인 슈팅력을 지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또 한 명은 아스널의 세스크 파브레가스. 스페인 출신 파브레가스는 16세 때부터 프리미어리그에서 성장한 선수다. 20세인 그는 아스널의 리듬과 흐름을 이끄는 연주자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한국 팬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최고의 경기를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호날두가 펼친 묘기를 본 사람이라면 호날두 같은 젊은 선수가 뛰는 경기의 중계방송을 다른 어떤 방송 프로그램보다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잉글랜드 클럽들이 변하고 있다. 이제 유럽만이 아닌 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 리버풀, 볼턴 원더러스, 셰필드 유나이티드 같은 팀들이 스타플레이어들을 거느리고 아시아 여름 투어를 하는 것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

물론 예외는 있다. 아스널의 아르센 벵게 감독은 시즌 전에 아시아 투어에 나서는 것을 싫어한다. “솔직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수많은 요청이 오지만 거절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는 투어보다는 홈에서 가까운 곳에서 열심히 훈련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아스널도 언제 바뀔지 모른다. 억만장자인 미국의 스탠 크로엔케와 우즈베키스탄의 알리셰르 우스마노프가 아스널의 주식을 많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그들이 경영권을 쥔다면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에서 10번째로 외국인 손에 넘어가는 팀이 된다.

현재 경영권이 넘어가진 않았지만 아스널도 글로벌 마케팅을 하고 있다. 9일 아스널 중국어 사이트가 개설됐다.

벵게 감독은 중국 시장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이 가장 많다. 첼시도 지난해 프리미어리그 팀 최초로 중국어 웹 사이트를 열었다.

그중에서 첼시가 가장 적극적이다. 첼시는 극동지역에서 미국까지 여행한다. 한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잉글랜드 축구에 대한 지구촌의 열정을 믿고 있다. 특히 미국보다는 아시아에서 돈이 되는 마케팅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보고 있다.

데이비드 베컴은 미국 캘리포니아로 갔다. 그러나 선수들의 ‘미래 정착지’는 서양보다는 동양이다. 아스널이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발리우드’에서 만든 ‘골’이란 영화의 시사회를 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인도 뭄바이가 공동 제작한 것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이기지 않는다면 망할 위기에 놓인 축구 클럽에 대한 영화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5년 전 극동지역 투어에 부정적이었다. “경기가 느려 선수들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 밖에 나가면 수많은 팬에게 둘러싸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호텔에 처박혀 지내야 한다”는 게 그의 말. 그러나 퍼거슨 감독은 변했고, 호날두도 적응하고 있다. 파브레가스도 벵게 감독이 변하면 언젠간 아시아 투어를 경험할 것이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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