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어이없는 손실

  • 입력 2007년 9월 12일 03시 01분


코멘트
박영훈 9단은 다급해졌다. 긴 레이스 도중에 한 숨 돌린 죄 밖에 없는데 어느덧 백이 다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 9단은 정밀하게 계가를 해본다. 반집 승부다. 그는 현기증을 느낀다. 백이 두터운 반집이다. 반집이 별게 아닌 거 같지만 백 집은 계속 불어날 수 있고 흑 집은 굳어져 불어나기 힘들다. 그도 오랜 경험을 통해 ‘두터운 반집’을 뒤집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잘 안다.

흑 115에 대해 백 116, 118이 정확한 수순. 백의 두터움이 점점 실리로 변하고 있다.

흑 125가 박 9단의 마음을 보여준다. 중앙 흑 대마를 보강하지 않고 실리를 취한 것. 그만큼 한 집이 아쉬운 상황이다.

백의 역전극으로 분위기가 돌아서는 순간, 염정훈 5단의 어깨가 갑자기 굳었다. 백 126이 검토실의 경악을 자아낸 수. 프로라면 당연히 참고도 백 1로 끼우는 수를 둬야 한다. 중앙 흑이 살지 못했기 때문에 흑 6으로 보강할 때 백 7로 잡으면 실전보다 2집 이득이다.

반집 바둑에서 2집 손해는 치명타. 염 5단의 이해 못할 착각에 바둑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긴장감이 사라졌다. 염 5단은 흑 151을 보고 돌을 던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