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시 판 벌이려는 反美촛불집회 장사꾼들

  • 입력 2007년 8월 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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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다산부대는 미군의 점령과 학살을 돕는 점령군의 일부다.’ ‘한국진보연대’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돼 의료봉사와 재건활동을 펼치는 국군 부대를 향해 이런 저주의 말을 쏟아내는 동영상이 떠 있다.

‘피랍사태의 원천적 책임자는 미국’이라며 미국대사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한상렬 목사는 바로 이 단체의 공동준비위원장이다. 그는 2002년 ‘효순·미선 양 사건’ 때 ‘여중생 범대위’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올 1월 ‘한국진보연대’가 출범할 때 참여한 한총련, 민주노동당, 주한미군철수운동본부, 불교평화연대 등 22개 단체의 대부분은 효순·미선 양이 작전 중이던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사고를 반미(反美)촛불집회의 소재로 이용했던 친북좌파다.

이들 중 몇 단체가 아프간 피랍자 가족모임에 접근해 촛불집회를 제안했다. 가족들이 “사태가 반미운동으로 변질돼선 안 된다”고 거절하자 이들은 어제부터 자기들끼리 촛불집회를 시작했다. 불교평화연대는 ‘탈레반 영웅들이여! 그대들을 보니 일제하 반일(反日)혁명투쟁의 전사자들이 생각난다’는 성명까지 냈다. 부처님의 자비를 따른다는 사람들이 납치와 살인을 영웅시하고 있다.

극렬좌파는 인질사태의 미국 책임론을 조직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피랍자 가족들 사이에서도 ‘미국의 인질구출 책임론’이 일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사태를 냉철하게 직시(直視)해야 한다.

‘미국 책임론’은 미국이 직접 나서서 탈레반 테러범들을 풀어 주라는 말이다. 이런 주장은 ‘내 자식만 살릴 수 있다’면 ‘남의 자식을 납치하는 테러를 부채질해도 상관없다’는 태도와 일맥상통한다. 테러범들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게 되면 세계 곳곳의 테러리스트들은 감옥에 갇힌 동료들을 풀어내기 위해 또 다른 인질극을 모의할 것이다. 기독교 해외선교사만 해도 1만5000명이나 되는데 그들을 새로운 위험에 내모는 것이다. 미국 책임론은 정부와 우방국의 인질 구출 노력에 오히려 장애가 되고, 피랍자들의 이타적(利他的) 희생정신에도 반한다.

극렬좌파가 미국 책임론을 부르짖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그들에게 인질의 목숨은 부차적인 문제다. 그들은 모처럼의 기회를 이용해 ‘제2의 효순·미선 양 사건’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북한의 주문대로 반(反)보수 대연합을 구축해 친북정권을 만들려는 게 아닌가. 그렇지 않고서야 아프간에 파견된 국군을 ‘학살 지원군’이라고 저주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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