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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5월 2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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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선보인 ‘하나 T포인트 카드’는 이용자의 휴대전화 요금을 사용금액에 따라 월 최대 1만 원까지 할인해 준다. 하나은행 측은 ‘파격적인 혜택’이라고 자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SK텔레콤과 제휴해 제공하는 서비스라 수익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적극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두 달 전 수익성과 관련한 금감원의 지적을 받고 발급을 중단했던 ‘마이웨이 카드’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마이웨이 카드는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요금을 건당 100원씩 할인해 주면서 50여 만 명의 회원을 모았지만 과당 경쟁을 우려하는 금감원의 판단에 따라 3월 말 발급이 중단됐다. 하나은행은 우리은행과 비교하면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일 하나은행보다 대중교통요금 할인 혜택을 강화한 카드를 내놓으려다가 마이웨이 카드의 발급 중단을 지켜본 후 카드 출시일을 미뤘다. 추가적인 보완 작업을 마친 뒤 7일 ‘우리V카드’를 선보였지만 이 카드가 제공하는 ‘우수리 투자서비스’에 대해 금감원은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판정했다. 은행이 펀드 금액을 보조해 주는 이 서비스는 결국 안내 책자에만 나온 채 시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카드업계 후발 주자인 두 은행은 이처럼 강도 높은 서비스 공세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4년 전 카드 대란(大亂)을 기억하는 감독 당국의 시선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부가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혹 있을 수 있는 위기 상황에 선제적인 대처를 해야 하는 감독 당국의 고민도 이해된다.
두 은행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지 않으면서, 소비자에게 다양하고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황금 균형’을 찾아내길 기대해 본다.
장원재 경제부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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