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굿샷 경영]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

  • 입력 2007년 5월 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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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와 비데로 유명한 웅진코웨이의 홍준기(49·사진) 사장은 지난해 5월 삼성전자 상무를 그만두고 6월 웅진코웨이 최고경영자(CEO)로 옮겼다.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23년 만의 일이다.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삼고초려’가 있었다고 한다. 초일류기업 임원에서 중견기업 CEO로 변신한 홍 사장은 웅진코웨이의 조직 업그레이드, 신사업 개발, 해외 매출 비중 확대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 사장은 업무에 쫓겨 골프 입문을 미루다 1995년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학석사(MBA) 과정에 입학한 이후 30대 후반의 다소 늦은 나이에 골프에 입문했다.》

○ “골프는 나 자신과의 싸움”

홍 사장은 KAIST에 들어가면서 골프 입문과 영어 실력 향상 등 2가지 목표를 세웠다. 홍 사장은 내친김에 MBA 동기들끼리 만든 골프동호회 회장까지 맡았고 ‘한번 시작하면 몰입하는 성격’ 때문인지 1년 만에 80대 중반의 핸디캡 골퍼가 됐다.

그는 골프에 대해 “나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이며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능력을 키우는 멘털 게임”이라고 말했다.

“골프는 18홀을 도는 동안 나 자신을 속이고 싶은 마음과 끊임없이 싸움을 해야 하는 경기입니다. 손이나 발을 써서 공 위치를 조금만 옮기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유혹을 계속 받기 마련이지요. 타수를 속이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유혹을 떨쳐 내는 ‘정도(正道) 골프’를 익히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홍 사장은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이런 편법을 쓰면 실적이 좀 더 올라갈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것. 하지만 이럴 때마다 유혹을 참지 못하고 조금씩 ‘트릭’을 쓰다 보면 결국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고 고객에게서 외면당하는 회사가 될 수 있다는 것.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기업, 비전이 있는 기업은 어떠한 순간에도 ‘정도 경영’을 최우선으로 삼는 경영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홍 사장은 홀인원을 2차례 했으며 이 중 한 번은 웅진코웨이 사장에 취임한 직후인 지난해 10월의 일이었다.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260야드. 홍 사장의 또 다른 취미는 테니스. 테니스병으로 군생활을 했을 정도로 실력이 수준급이다.

○ 골프도 경영도 ‘상대에 대한 배려’는 기본

홍 사장은 어느 누구 못지않은 승부욕을 가진 경영인이지만 골프와 경영 두 가지 모두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이 있다. 바로 상대에 대한 배려.

“골프는 혼자 잘해서 이기면 되는 경기가 아닙니다. 물론 무조건 상대에게 져 주는 것이 배려는 아니지요. 하지만 동반자와 함께 승부를 펼치면서 서로 격려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코스를 돌면서 라운드 도중 만나는 상황들을 동반자와 함께 즐기는 것이 골프의 매력이지요.”

홍 사장은 경영에 있어서도 ‘배려’가 중요하다며, 임직원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토론을 벌이며 가장 바람직한 해답을 찾아내는 일이 ‘배려하는 경영’이라고 말했다.

홍 사장은 웅진코웨이의 해외 비즈니스 확대가 취임 이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웅진코웨이는 국내 매출 비중이 90%를 넘는 내수 중심의 회사입니다. 앞으로 유럽, 중국,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해서 당장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을 작년의 6배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최대 목표입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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