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유행 선도 ‘패션男’ 잡아라

  • 입력 2007년 4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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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백화점에 가 보면 혼자 온 남성이 적지 않습니다. 화장품 매장에서 꼼꼼히 성능을 따지는 30대나 유행하는 청바지를 고르는 40대도 심심찮게 눈에 띕니다.

전문가들은 ‘외모도 사회적 경쟁력’이라고 외치며 자신의 가치를 한 단계 올리기 위해 ‘나’에게 투자하는 남성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맞벌이 부부, 싱글 족이 늘고 가사(家事)에 관심 갖는 남자들이 많아지면서 남성이 소비의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메트로섹슈얼(외모에 관심 많은 남성), 크로스섹슈얼(여성적인 치장을 즐기는 남성), 엠니스족(M-ness·남성과 여성의 일에 모두 적극적인 남성), 노무족(No More Uncle·외모 가꾸기에 적극적인 중년 남성) 등. 남성 소비 행태와 관련해 수많은 신조어가 생기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남성 소비자 파워는 통계로도 드러납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003년 19.4%였던 남성 고객의 비중은 지난해 23.1%로 커졌습니다.

‘패셔니스타 남성(패션 감각이 탁월한 남성)’을 겨냥한 의류·화장품 시장도 갈수록 세분되는 모습입니다.

세계적인 면도용품 회사 질레트는 최근 콧수염, 구레나룻을 기르는 남성을 위해 특허 받은 면도기를 선보였습니다. 남성 전용 헤어드라이기도 새로 나왔습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기업들에 “앞으로 20, 30대 젊은 남성들, 육아에 관심 많은 아빠들, 10대 남학생 등을 위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라”고 주문합니다.

남성 소비자들의 파워는 어쩌면 새로운 소비층을 형성하기 위해 기업들이 만들어 낸 허상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내 손에 이끌려 운전사 노릇만 하면서 백화점을 찾는 남자, 쇼핑 시작한 지 1시간도 안 돼 부부싸움을 벌이는 남자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런 변화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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