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청둥오리와 흥부해경…급류 휩쓸린 새끼 구조

  • 입력 2007년 3월 29일 0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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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이 바다에서 급류에 휩쓸려 허우적거리던 새끼 오리를 구조해 어미 품으로 돌려보냈다.

해경이 새끼 오리 구조 작전을 벌인 것은 25일 오전 11시 반경.

25t 경비정을 타고 목포항으로 돌아오던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장문환(49) 경위는 전남 신안군 자은면 서쪽 해상에서 청둥오리 한 마리를 목격했다.

굉음과 물살을 가르며 빠르게 달리는 경비정을 보면 오리들이 멀리 피하거나 날아가 버리는데 이 오리는 뭔가를 잃어버린 듯 바다 한가운데를 빙빙 돌았다.

장 경위는 오리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 경비정 속력을 줄인 뒤 다가가 보니 탈진한 새끼 오리 3마리가 급류에 떠내려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미 오리가 왜 안타깝게 주위를 맴돌았는지를 깨닫게 된 장 경위는 즉시 오리 구조 작전에 나섰다. 직원들은 새끼 오리 쪽으로 구명튜브을 던져 새끼 오리가 휩쓸려 내려가는 것을 막았다.

구명튜브에 오리가 오르자 뜰채로 안전하게 구조한 뒤 담요로 따뜻하게 감쌌다.

물살이 워낙 강해 어미에게 보내 줄 수 없게 되자 속력을 줄여 섬 연안으로 배를 몰았다. 어미 청둥오리도 새끼 오리를 싣고 가던 경비정을 졸졸 따라왔다.

20여 분 만에 연안에 도착하자 직원들은 새끼 오리를 어미 품으로 돌려보냈다. 어미는 고마움을 표하려는 듯 경비정 주위를 돌다 새끼를 데리고 떠났다.

장 경위는 “바다 인근 호수나 간척지에 사는 청둥오리 가족이 썰물에 밀려 표류한 것 같다”며 “새끼를 데리고 가는 어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였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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