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이 새끼 오리 구조 작전을 벌인 것은 25일 오전 11시 반경.
25t 경비정을 타고 목포항으로 돌아오던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장문환(49) 경위는 전남 신안군 자은면 서쪽 해상에서 청둥오리 한 마리를 목격했다.
굉음과 물살을 가르며 빠르게 달리는 경비정을 보면 오리들이 멀리 피하거나 날아가 버리는데 이 오리는 뭔가를 잃어버린 듯 바다 한가운데를 빙빙 돌았다.
장 경위는 오리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 경비정 속력을 줄인 뒤 다가가 보니 탈진한 새끼 오리 3마리가 급류에 떠내려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미 오리가 왜 안타깝게 주위를 맴돌았는지를 깨닫게 된 장 경위는 즉시 오리 구조 작전에 나섰다. 직원들은 새끼 오리 쪽으로 구명튜브을 던져 새끼 오리가 휩쓸려 내려가는 것을 막았다.
구명튜브에 오리가 오르자 뜰채로 안전하게 구조한 뒤 담요로 따뜻하게 감쌌다.
물살이 워낙 강해 어미에게 보내 줄 수 없게 되자 속력을 줄여 섬 연안으로 배를 몰았다. 어미 청둥오리도 새끼 오리를 싣고 가던 경비정을 졸졸 따라왔다.
20여 분 만에 연안에 도착하자 직원들은 새끼 오리를 어미 품으로 돌려보냈다. 어미는 고마움을 표하려는 듯 경비정 주위를 돌다 새끼를 데리고 떠났다.
장 경위는 “바다 인근 호수나 간척지에 사는 청둥오리 가족이 썰물에 밀려 표류한 것 같다”며 “새끼를 데리고 가는 어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였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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