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학 총학생회 ‘학생 곁으로’ 성큼

  • 입력 2007년 3월 29일 05시 54분


“학생과 교직원들이 학교 발전을 위해 애쓰는데 총학생회도 달라져야죠. 무엇보다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총학생회도 도태될 겁니다.”

지역 대학의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 등이 이념이나 정치색이 짙은 구호를 버리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28일 출범한 대구가톨릭대 총학생회 집행부는 ‘학생 곁으로’를 표방했다. 요란한 행사 대신 학생회 간부들만 간략하게 소개한 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우 2명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으로 출범식을 마무리했다.

총학생회 측이 지난해부터 학생들과 함께 폐품 활용과 모금 등을 하는 ‘한마음 릴레이 운동’을 벌여 마련한 100만 원을 이날 전달한 것. 총학생회의 애칭도 ‘학우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눈다’는 뜻에서 ‘악동(樂同)’으로 지었다.

총학생회는 다음 달부터 ‘학교사랑 서명운동’이라는 캠페인을 의욕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학교 발전의 기본으로 대학생의 기본 에티켓부터 지키자는 취지에서 벌이는 캠페인이다.

내용도 수업시간 잘 지키기, 시험 때 부정행위 하지 말기, 금연구역 지키기, 교내에서 안전운전하기 등으로 학생이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한 사안.

이를 지키기로 약속하면 250개 가맹점에서 할인 혜택을 받는 ‘복지카드’도 선물할 방침이다.

학생회 측은 강의를 부실하게 하는 교수를 신고하는 ‘부실수업신고센터’도 마련하기로 했다.

올해 등록금 협상 과정에서 이 문제를 대학본부에 요구해 쟁취했다.

총학생회는 또 대구지하철 1호선의 경산시 하양읍 연장을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학생들이 가장 불편하게 여기는 점이 대학이 위치한 하양까지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것이기 때문.

학생회 간부와 학생 150여 명은 28일 지하철 연장을 바라는 학생 5000명의 서명을 하양읍사무소에 전달하는 한편 대구 안심지하철역까지 걸으며 연장을 기원하기도 했다.

김성준(26·경영학과 4년) 총학생회장은 “학우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세심하게 살펴 학생회 차원에서 지원하고 학교에 건의하는 게 학생회의 새로운 과제”라며 “총학생회가 진정으로 학생을 대표하는 기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계명대 총학생회는 이달부터 단과대학별로 ‘소리함’을 설치했다.

학생들이 무엇을 불편하게 여기는지 파악해 개선하기 위해서다.

또 기업 경영자 등이 나서는 명사 초청강연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취업에 도움을 주기 위한 뷰티메이커업 강좌 등도 마련하고 있다.

영남대 총동아리연합회는 대구경북혈액원과 함께 27, 28일 대학 중앙도서관 앞 등 학생이 많이 오가는 곳에 헌혈차량 6대를 주차시키고 대대적인 헌혈캠페인을 벌였다.

연합회 간부 등 60명이 먼저 헌혈을 하면서 700여 명의 학우가 동참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영남대 총동아리연합회 박은종(25·경영학과 4년) 회장은 “헌혈을 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 지나치는 학우를 위해 이 캠페인을 벌였다”며 “환자용 혈액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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