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타짜로 믿었던 그녀가…

  • 입력 2007년 3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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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초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모(42)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강모(39) 씨의 초대를 받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문을 연 한 카지노 바에 들렀다.

카드 게임을 할 줄 몰랐던 김 씨는 그곳에서 만난 ‘양 언니’라는 여성의 도움을 받아 하룻밤에 무려 1000만 원을 땄다. 그러나 다음 날 다시 카지노 바를 찾은 김 씨는 2000만 원을 날렸다.

본전 생각에 두 달간 카지노 바를 들락거렸던 김 씨는 3억5000만 원을 날린 뒤에야 사기를 당했다는 걸 깨달았다.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22일 불법 카지노 바를 열어 사기도박을 벌인 혐의로 권모(39)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강 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김 씨 등 30여 명을 상대로 사기도박을 벌여 10억 원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처음에는 돈을 잃어 주면서 상대를 끌어들인 뒤 ‘기계’를 이용했다. 특수한 표시가 돼 있는 카드를 이용하거나 카드 뒷면에 특수 약품을 바른 뒤 적외선 카메라로 상대방의 패를 읽는 수법으로 ‘타짜’ 노릇을 한 것.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카지노 바를 3곳에 마련해 놓고 한 곳에서 15일씩 돌아가며 영업을 했다.

임휘성 강력팀장은 “종업원들의 말에 따르면 강남 일대에 개설된 불법 카지노 바의 80%가 이런 사기도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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