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 2, 3黨이 후보 안 내는 補選의 한심한 진실

  • 입력 2007년 3월 19일 2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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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는 그제 “4·25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대전 서을, 경기 화성, 전남 무안-신안 3곳 모두 후보를 내지 않고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여당이었고 지금도 원내 108석으로 제2당인 공당(公黨)이 선거에서 무소속을 돕기 위해 독자 후보를 내지 않겠다니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다. 이런 기회주의적 야합 행태가 수구(守舊)정치가 아니면 무엇이 수구인가.

원내 1당인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탈당파는 대전 서을에 출마할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를 연합공천 형태로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대선 때 충청표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원내 3당인 민주당은 무안-신안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 씨를 영입해 보되 안 되면 후보를 내지 말자는 태도다. 도대체 이런 것이 정치 발전인가.

열린우리당이 독자 후보를 안 내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차피 3곳 모두 당선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보선을 범(汎)여권 통합신당을 위한 위장폐업과 신장개업의 ‘불쏘시개’로 쓰겠다는 속셈이다. 무안-신안의 경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의 눈치를 보느라 정당정치의 근본마저 부정하고 있다.

1차적 책임은 열린우리당에 있다. 3년 전 국민이 과반 의석을 만들어 줬음에도 코드와 무능으로 국정을 파탄 냈고, 이 때문에 각종 재·보선에서 ‘40 대 0’의 참패를 당하고도 반성은커녕 어떻게든 국민을 속여 대선에서 이겨 보겠다는 꼼수만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당하게 심판받는 정당이기를 포기한 채 권력게임에서 이기면 그만이라는 붕당(朋黨)적 행태는 다른 당들도 엇비슷하다. 이런 집단을 국민의 대표라며 연간 수백억 원씩 세금으로 지원해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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