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날씨 예보관 그만 괴롭히세요”

  • 입력 2007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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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죠? 친구들과 내기를 했는데, 내일 비 오나요?”

내년부터 기상청 예보관에게 직접 이런 전화를 걸 수 없게 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13일 올해 안에 예산을 확보한 뒤 내년에 콜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반인들이 날씨나 일기예보에 대한 문의를 하려면 콜센터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 지금은 예보관실의 직통 전화번호가 공개돼 있어 누구나 예보관과 직접 통화할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틀린 예보에 대한 항의 전화나 날씨 문의 전화, 장난 전화에 일일이 대답하느라 예보관들이 제대로 예보 업무에 전념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보가 틀리거나 집중호우나 태풍 황사 등 날씨가 나쁠 때마다 전화가 폭주해 하루에 700건이 넘은 적도 있다는 것.

박광준 예보국장은 “매일 밤 12시면 전화해 예보와 실제 날씨를 비교하며 조목조목 따지는 몇몇 ‘기상 마니아’와 술만 마시면 전화해 1시간이 넘게 전화를 끊지 않는 사람 등이 예보관 사이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을 정도로 예보관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박 국장은 세계적으로 기상 당국에 직접 전화해 예보관과 통화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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