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유통 영토전쟁 韓中日 삼국지

  • 입력 2007년 2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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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은 없지만 국경을 넘는 기업의 영토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유통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6일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 유통시장에서 치열한 영토 확장 전쟁이 치러지고 있음을 보여 준 두 건의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하나는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롯데그룹이 중국에 ‘러톈(樂天·롯데의 중국어 표기)투자유한공사’를 설립했다고 공시한 일입니다.

이 회사는 △롯데칠성음료 △일본롯데 △롯데제과가 중국 사업 추진을 위해 홍콩에 설립한 지주회사인 ‘롯데푸드홀딩’ 등 3개사가 공동 출자해 만든 지주회사입니다. 러톈은 앞으로 중국 내 롯데그룹의 음료 및 제과 사업의 관리와 투자, 판매 마케팅 등을 총괄합니다.

롯데그룹은 올해 들어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잇달아 밝히고 있습니다. 그룹 경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신동빈 부회장도 국내외에서 열린 해외시장 진출 관련 그룹 행사에 참석하며 힘을 실어 주고 있습니다. 롯데는 올해 중에 러시아 베트남 중국 등지에서 유통을 중심으로 한 계열사 진출 계획도 세워 둔 상태입니다.

한편 이날 일본의 유력 전자제품 양판점인 ‘베스트전기(電氣)’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에서 테크노마트 운영업체인 프라임개발과 협약의향서를 체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두 회사는 “앞으로 공동사업을 추진해 보자는 수준일 뿐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내 관련 업계에서는 베스트전기가 한국 가전 유통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에 사실상 돌입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 회사는 일본의 전자제품 양판점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해외에 진출해 온 업체로 이미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진출해 있습니다. 지난달 초에는 한국 업체와 합작법인 형태로 전자제품 전문 인터넷 쇼핑몰인 ‘베스트하이몰’을 개설했습니다.

롯데와 베스트전기의 영토 확장 노력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다만 두 기업의 노력이 한중일 세 나라 소비자에게 모두 이득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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