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표는 지난달 19일 소속 의원과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부인들에게 “대선 승리를 위해 온 가족이 혼연일체가 돼 자중자애하고 근신해야 한다”며 “남편들이 여자 나오는 술집에 가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까지 했다.
지금 한나라당의 지지율 상승은 엄밀히 따지면 현 정권의 실정(失政)과 여당의 지리멸렬로 얻은 반사이익에 지나지 않는다. 정국은 여전히 혼미하다. 대통령이 언론을 ‘불량상품’에 비유하고, 국민의 평가마저 개의치 않겠다는 식의 ‘불량발언’을 일삼고 있으니 “이러다가 정말 무슨 일이 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국민이 많다. 그렇다면 127명의 의석을 가진 제1야당으로서 한나라당은 국정을 책임지겠다는 자세로 나라의 중심에 서야 한다. 대안세력으로서의 면모를 보여 줌으로써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그러나 요즘 한나라당은 후보 간의 세(勢) 과시와 줄 세우기로 경선 전야(前夜)를 방불케 한다. “당은 안 보이고 대선 예비주자들만 보인다”는 자조(自嘲)의 소리가 무성할 정도다. 게다가 표를 의식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언행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어떤 후보는 “남북 정상회담 해도 상관없다”고 하고, ‘개혁’을 내걸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386 출신 소장파 의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방문해 큰절을 해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국가와 당의 정체성을 지키기는커녕 혼란만 가중하는 꼴이다. 수권 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 주지 못하면 상승세도 하루아침에 꺾일 수 있다. 어쭙잖은 ‘김칫국 마시기’부터 당장 그만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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