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이겼다고 생각한 순간

  • 입력 2007년 1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진감 넘치는 한 판이었다. 백 34, 40, 44가 좌변을 키우는 멋진 감각이어서 포석은 백이 한 발 앞섰다. 하지만 백 66부터 벌어진 상변 전투에서 윤준상 4단의 소나기 펀치를 흑이 117까지 절묘한 수순으로 피해 단숨에 따라붙었다. 승리의 여신은 심술쟁이다. 정색을 하고 달려들 땐 저만치 달아났다가 정작 한숨 돌리려고 하면 방심이란 덫을 앞세워 슬며시 다가오곤 한다. 방심은 긴장의 끝에 달려 있다. 당연히 선수로 여겼던 흑 139가 패착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희성 7단의 수읽기는 참고1도였다. 흑 A, 백 B, 흑 C의 수단이 있으므로 백 3의 보강이 불가피할 때 흑 4, 6의 끝내기를 할 참이었다.

그런데 백 142와 150의 청천벽력 같은 반격수가 숨어 있을 줄이야. 참고2도처럼 두는 게 정답이었다. 이것은 흑 A와 B의 끝내기 맛도 남아 미세하나마 흑이 유리하다. 실전은 백 142와 150이 참고2도 흑 1과 C의 선수를 방지하고 있어 거꾸로 백 154의 요처를 빼앗겼다. 승리의 여신이 웃는 순간이었다. (91…67, 111…72, 174…171의 곳) 198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