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돼지띠 기사들

  • 입력 2007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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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丁亥)년 돼지띠 해가 밝았다. 돼지는 다산(多産)과 재복, 건강을 상징하는 동물인 만큼 올 한 해는 그저 좋은 일만 있기를 소원한다. 돼지띠 프로기사로는 누가 유명할까. 먼저 지난해 눈부신 성적을 냈던 이세돌 9단(83년생)이 떠오른다. 중국의 랭킹1 위 구리(古力) 9단도 83년생이다.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두 저팔계가 제철을 만났으니 올해에는 이들의 삼지창 무술이 더 현란해지지 않을까. 일본에서 활약하는 류시훈 9단은 71년생 돼지다. 프로기사 회장인 조대현 9단(59년생)도 올해 바둑계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할 돼지 가운데 한 명이다.

난마(亂麻)처럼 얽혔던 상변 전투에서 흑이 절묘하게 살자 형세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다만 이제는 먼저 실수하는 쪽이 질 확률이 높다. 포석 단계와 달리 중반의 실수는 만회할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흑 119부터 살얼음판을 딛듯 한수 한수가 놓이고 있다. 이때부터 흑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눈터지는 계가바둑에서 1분 안에 둬야 한다는 건 또 하나의 적과 마주하는 일이다. 프로바둑에서는 시간 안배도 실력이라고 한다. 예전 조치훈 9단은 초반 50수 무렵부터 곧잘 초읽기에 몰리면서도 너끈히 이기곤 했다. ‘진드기’ 이희성 7단도 소문난 장고파라 초읽기에 이골이 났을 텐데 오늘은 일진이 사나웠던가 보다. “…여덟, 아홉…” 하는 소리에 흑 139로 붙였는데 이 수가 패착이 되었으니.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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