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뒷북을 치다

  • 입력 2006년 12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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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변 백대마를 돌보지 않고 80으로 한껏 버텼다. 이곳을 빼앗기면 집으로 밀려버리기 때문이다. 공은 흑에게 넘어갔다.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 집은 비슷하다. 흑은 두터움에서 조금 앞서는 정도. 상대가 이렇게 버텨올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 칼을 빼야 할 때가 분명한데 섣부른 공격은 상대의 장단에 맞춰주게 된다. 이 판의 주도권이 걸린 대목이자 분수령이다.

흑 81에 11분, 먼저 척후병을 띄웠다. 그리고 다시 5분을 숙고한다. ‘원펀치’ 원성진 7단의 다음 공격점은 어디인가? 검토실의 기사들이 모니터를 주시한다. 그런데 흑의 선택은 상변이 아닌 83, 좌하변이었다. 어려우면 손 빼라는 바둑격언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긴장이 흐르는 싸움터에서 벗어나 피리를 부는 수가 아닌가.

(김승준 9단) “날카로운 수이기는 하나 문제수였다. 상변 백대마를 굳이 잡으려 애쓸 필요도 없다. 참고도 흑 1, 3으로 위협하며 중앙에 두터움을 쌓아놓은 뒤 5로 손을 돌려도 충분했다. 이랬으면 흑이 확실히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백 84가 놓인 다음 흑 85는 누가 봐도 ‘뒷북’을 치는 일이다. 이 한 박(拍)이 흐름을 바꿔놓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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