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다음 수, 흑 27로 다가선 점이 한가했다. 백이 ‘가’에 벌리는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큰 자리이기는 하나 지금은 좌하귀 흑 두 점의 안정을 서둘러야 했다. 큰 곳보다 급한 곳이 먼저다.
백 28이 흑을 공격하면서 좌변을 키우는 대세점이었다.
따라서 흑 27로는 참고 2도 1로 씌우고(적의 급소는 나의 급소다) 백 2로 하변을 지키면 흑 3, 5로 붙여 끌어 백을 납작하게 만든다. 이것이 싫어 백이 2의 수로 A에 둔다면 그때는 흑 2로 하변 백을 납작하게 만든다. 계속해서 백 B, 흑 C, 백 D, 흑 E로 꾹꾹 누른다.
악수는 악수를 부르는가. 흑 31이 또 문제였다. 흑 27의 체면을 세우고 싶었을 테지만 백 32 한 방을 더 맞으니 부평초 신세가 따로 없다. 백 32는 근거의 요충이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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