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 프로의 맹점

  • 입력 2006년 11월 1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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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변에서 싸울 것처럼 하다가 싱겁게 물러선 두 기사가 이번에는 좌하변에서 드잡이를 놓을 태세다. 백 44의 걸침에 망설임 없이 뛰어든 흑 45가 강수. 얌전히 49로 귀를 지키면 백 ‘가’로 좌변을 키우는 게 못마땅했던 듯하다.

백도 놀라는 기색 없이 46에 붙여 50까지 패로 맞선다. 백 46으로는 ‘나’로 뛰어 싸우는 수도 있지만 윤현석 8단은 좌상변 쪽 팻감을 믿고 강력하게 맞선 듯하다. 기세와 심장의 싸움이다. 예상대로 백은 52, 58로 좌상변의 팻감을 썼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었다.

좌하귀의 패싸움은 승부의 골격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렇다면 백 58은 모양 따질 것 없이 참고도처럼 백 1로 팻감을 써야 다음 7의 팻감을 하나 더 보장받을 수 있었다. 실전은 백 58 이후 마땅한 팻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나 ‘라’와 같은 팻감은 워낙 큰 손해를 보는 악수라 생각할 수 없다.

사실 참고도 백 1과 같은 수는 아마추어에게서나 볼 수 있는 수여서 프로는 본능적으로 피한다. 이런 게 프로의 맹점이랄까. (54 60…46 57 63…51의 곳)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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