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꿈은 사라지고

  • 입력 2006년 11월 1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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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 마지막 수인 흑○가 백의 한 가닥 미련을 여지없이 잘라버린 일격이었다. 실로 치밀한 수읽기였다. 참고도 흑 1로 막기 쉬우나 이것은 백 2로 뼈를 묻겠다고 덤벼들 때 의외로 만만치 않은 수가 있다. 흑 3으로 막아 수상전을 벌여야 하는데 백 6의 치중수가 무섭다. 백 8까지라면 단숨에 역전이다.

어차피 옥쇄를 각오하고 내디딘 걸음. 흑○가 놓이면 백은 90, 92로 상변 흑대마의 사활에 명운을 맡길 수밖에 없다. 흑대마를 잡으면 역전이요 살려주면 끝장이다. 사느냐, 잡느냐.

흑 93부터는 외길이다. 윤준상 4단은 침착하게 95, 97로 차단한 뒤 99로 끊어간다. 이미 수를 봐두었다는 듯 확신에 찬 손길이다. 백 100으로 치고 나오는 진시영 2단의 손길은 반대로 가을 푸성귀처럼 생기가 없다.

백 112로 ‘가’의 단점을 에둘러 막았으나 흑 113이 맞보는 곳이다. 바둑은 한 번에 한 수씩 두는 것. ‘가’와 113의 단점을 동시에 막을 순 없다. 흑 113을 보자 진 2단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나’와 ‘다’를 한 수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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