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11월 1일 03시 0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조선시대는 농업을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으로 중시하고 상업을 천시했으나 상인의 피는 끊어지지 않고 흘렀다. 송상 말고도 평양의 유상(柳商), 동래(東萊)를 본거지로 한 내상(萊商), 최인호의 소설 ‘상도’의 모델이 된 임상옥이 소속된 의주(義州)의 만상(灣商)이 있다. 한국 출신 기업인과 상인을 일컫는 한상(韓商)은 화상(華商)을 본떠 만든 말이다. 재외동포는 175개국 670만 명에 이르고, 인구 대비로는 세계 2위를 차지한다. 이들의 정보력 및 경제력과 네트워크를 잘 엮으면 화상 못지않은 결집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화교 자본은 중국 개혁개방의 견인차였다. 덩샤오핑(鄧小平)은 문화대혁명으로 폐허가 된 중국을 재건하기 위해 개혁개방 노선을 취했으나 중국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이 없었다. 이때 해외에서 힘겹게 번 돈을 본국에 송금하고 투자를 시작한 것이 화교다. 중국에서 화상은 외국인 투자 총액의 80%를 차지한다. 이에 화답해 덩샤오핑은 리콴유(李光耀) 싱가포르 총리를 앞세워 세계화상대회를 추진했다.
▷제5차 세계한상대회가 어제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됐다. 170여 개국, 1500여 명의 해외동포가 참여하는 최대 규모이다. 40여 년 전 단돈 1000달러를 들고 혈혈단신으로 고국을 떠나 탄탄한 기업을 이룬 사람도 있다. 말도 안 통하는 이국에서 이들이 겪은 차별과 고생은 이루 형언하기 어려울 것이다. 바야흐로 국경 없는 경제전쟁 시대이다.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한상의 네트워크와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모국과 한상이 ‘윈윈’ 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