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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9월 1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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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복지국가의 대명사로 불려 왔지만 겉과 속은 달랐다. 1950년 이래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가 거의 늘지 않았다. 넘쳐 나는 실업자에게 정부가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주다 보니 공공 부문 취업자가 전체의 30%나 됐다. 공식 실업률은 6%로 발표됐지만 통계에서 뺀 취업연수생, 조기퇴직자, 장기 병가자(病暇者)를 감안한 사실상의 실업률은 15∼17%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집권한 좌파연합의 예란 페르손 총리는 규제를 늘리고 기업에 무거운 세금을 매겼다. 실업자에게 3년간 재정에서 지원하는 실업수당은 취업 때 임금의 80%나 돼 일할 의지를 꺾었다. 이런 ‘큰 정부, 큰 복지’는 얼핏 좋아 보이지만 오래갈 수 없다. 좌파 사민당이 1932년 이후 9년을 빼고 65년간 집권하면서 시행한 복지정책 탓에 스웨덴은 ‘바퀴 빠진 볼보’라는 악명까지 얻었다. 이런 게 노 대통령부터 열린우리당 수뇌부까지 꽃피우려 한 모델이요, 만들고 싶어 한 나라였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작년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시절, 노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작성한 ‘스웨덴 복지국가 모델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스웨덴에 대해 “복지와 성장의 선(善)순환을 가져왔다”고 극찬했다. 그는 또 “(우리도) 스웨덴을 배워 큰 정부를 유지하면서 복지를 중심으로 대(對)국민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에서도 툭하면 ‘(정부가) 작은 미국’이 아닌 ‘큰 네덜란드나 큰 스웨덴’을 따르자는 주장이 나왔다. 이정우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공공영역에서 일하는 사람이 스웨덴은 30%인데 우리는 5%에 불과하다”고 한탄하기까지 했다.
노 정권은 이런 복지모델을 내세워 세금 더 거두기에 바쁘다. 투명한 공직사회, 노사의 타협정신 같은 장점은 제쳐 두고 하필이면 ‘비대한 정부와 복지병(病)’을 애써 배우려 한 게 노 정권이다. 그 속에서 경제성장력이 떨어지고, 소득격차가 더 벌어져 결국 서민들이 가장 힘든 역(逆)복지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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