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재홍 박형준 의원의 냄새나는 여행

  • 입력 2006년 8월 3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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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열린우리당) 박형준(한나라당) 의원이 지난해 게임사업자협회의 비용 부담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게임 박람회에 다녀온 것은 어느 모로 보나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차원의 공무 출장으로 볼 수 없다. 이미경 문광위원장은 “국회 개회 중에 출장을 갈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공무 출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비용은 협회에서 댔다”고 인정하면서도 국회에 해외출장 신고서를 낸 공무 출장이라고 우긴다. 양당 간사의 협의도 없고 국회사무처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여행을 공무 출장이라고 할 수 있는가. 신고서 한 장으로 게임 사업자들이 기획 주관 협찬한 여행의 본질이 바뀌거나, 윤리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업종별 협회의 여비 지원을 받는 해외여행이 과거 의원들의 관행이었는지는 몰라도 ‘지금도 괜찮다’고 뻗댈 수는 없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도 “당에서 파악한 결과 상임위 출장이 아니었다.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두 의원은 라스베이거스 박람회에서 상품권 업체 지정 로비 의혹의 핵심인 안다미로의 전시장을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그제 안다미로의 대표 집과 회사 사무실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윤리 차원의 문제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

박 의원은 다른 의원에게도 동행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래 놓고서 ‘신고서를 냈으니 공무 출장’이라는 식의 해명을 계속하거나, 거짓말로 적당히 둘러대려고 했다가는 국민의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김 의원은 논란이 된 후 직접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개혁을 앞장서 부르짖던 의원이 서민을 울린 사행성 게임사업자협회의 비용 부담으로 냄새나는 여행을 다녀온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나 빼 놓고 몽땅 개혁하라’는 식이 아니면 무엇인가. 두 의원은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는 이 사건에서 사행성 게임 업체들로부터 여행 경비를 얼마나 지원받았고, 라스베이거스에서 누구를 만나 어떻게 활동했는지를 소상히 밝혀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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