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영혁]한중일 하늘 길 활짝 열자

  • 입력 2006년 7월 27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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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는 중국과의 항공회담을 통해 중국 산둥(山東) 성과 하이난(海南) 섬 간의 항공 편을 완전 자유화하는 한편 기타 지역의 항공 편을 현재의 두 배가 넘는 수준으로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 항공 편 부족에 시달리던 국민의 불편이 해소될 뿐만 아니라,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노선의 공급 부족으로 곤란을 겪던 양국 항공사와 공항, 여행사 및 물류업체가 시름을 덜게 됐다.

미국 및 유럽연합(EU)은 이웃나라와 공동시장을 형성해 공동번영을 추구하고 대외적으로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동남아국가연합(ASEAN)은 지역적 시장 통합의 기반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는 활발한 인적, 물적 교류에도 불구하고 협력보다는 견제와 알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돌이켜 보면 1967년 한일수교 이전에도 민간항공사 차원의 한일 간 항공편 운항이 먼저 있었고, 1994년 한중수교 때에도, 1990년 한러수교 때에도 정식 수교 이전에 하늘길이 항상 몇 년 먼저 열려 있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1998년에 우리나라와 미국 간에 전면적 항공자유화가 이뤄졌기에 추진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전면적 항공자유화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FTA를 체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모한 짓이다. 우리의 시장을 일방적으로 외국기업에 내주는 개방이 아니라 서로의 시장을 서로가 활용하는 가치가 대등할 때 개방의 의미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 내의 항공자유화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중국과의 항공회담의 결과는 단계적으로 자유화 지역을 넓혀 나가면서 몇 년 내에 완전한 한중 항공자유화가 실현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동북아 항공자유화가 실현된다면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동북아 허브국가로서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 자명하다.

이영혁 한국항공대 교수 항공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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