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선수라고 믿었지만

  • 입력 2006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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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면은 팽팽하지만 흑이 두텁다. 흑은 두터움을 활용해 2, 3집만 추가로 만들면 승리할 수 있다. 다만 초읽기에 몰려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된다.

백 134로 두었을 때 초읽기에 몰린 조훈현 9단은 황급히 흑 135를 뒀다. 조 9단은 이 수가 절대 선수라고 믿었다. 초읽기에서 시간을 벌기 위해 선수 자리를 미리 활용하는 것은 흔한 일. 하지만 서봉수 9단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손을 빼고 백 136으로 우변으로 한발 더 진격했다. 순간 조 9단의 낯빛이 확 변했다.

흑이 중앙에서 손을 뺀 백을 응징하기 위해선 참고도 흑 1∼5로 둬 백 다섯 점을 잡으면 된다. 하지만 백 6이 놓이면 우변 흑진이 완전 쑥대밭이 된다. 이 손실 계산은 당연히 백의 이득이다.

흑은 137로 우변을 보강할 수밖에 없는데 136과 137의 교환이 백에 5집 가량 이득이다. 흑 135는 ‘가’로 막는게 정수였다.

미세한 형세에서 순식간에 승세를 구축한 백은 154, 156으로 두텁게 연결해 후환을 없앤다. 이 바둑은 200수까지 진행됐지만 초읽기에 몰린 흑의 착각 이후엔 기회가 없었다. 이하 수순은 총보. 143…124.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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