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박사모’가 성숙한 모습 보여야 할 이유

  • 입력 2006년 5월 2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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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피습을 둘러싼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의 사이버 테러가 도를 넘어섰다. 노혜경 노사모 대표는 “박 대표가 성형도 함께 한 모양”이라고 했다가 여당으로부터도 비난받자 “진의가 왜곡됐다”고 되받았고, 노사모 홈페이지에는 ‘습격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글이 적지 않다.

청와대는 또 다른 증오를 부추기는 사회적 비용을 우려했지만 ‘증오의 정치’가 일상화된 데는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도 크다. 노사모는 2002년 대선 직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법 위반으로 인터넷사이트 폐쇄 명령을 받고도 반칙적으로 활동했다. 그런데도 노 대통령은 노사모와 함께 당선 1주년 기념행사를 가지며 “반칙으로 세상을 주무르던 사람들을 물리쳤다. 여러분의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위대한 노사모, 다시 한번 뛰어 달라”고 외쳤다. 지지자들은 이를 ‘진격명령’으로 받아들였다.

그간의 노사모 행태가 얼마나 상식 밖이었으면 노사모 초대 대표를 지낸 김영부 씨조차 어제 “노사모를 이끄는 이들의 과격하고 냉소적인 태도로 국민과 멀어졌다”고 지적했겠는가. 하지만 노사모가 그런다고 해서 다른 정치인 팬클럽들까지 비이성적(非理性的) 과격성을 동력(動力)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박 대표 피습에 대해서는 다수 국민이 분노하거니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원들은 더할 것이다. 그러나 박사모도 노사모를 닮는다면 국민의 정치혐오가 확산될 뿐이다. 박사모는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정치인 팬클럽이 정치문화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 줬으면 한다. 박 대표 피습사건 수사도 냉정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치검사’라는 지적을 받은 이승구 수사본부장은 “검사 생활을 하는 이상 따라다니는 꼬리표이자 업보”라고 넘길 것이 아니라 이번에 업보를 갚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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