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함께하는 삼성’ 뿌리 내린다

  • 입력 2006년 5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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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 삼성SDI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사업장의 어깨동무 봉사팀원들이 인근 농촌 지역에서 토끼장 깔판으로 쓰일 천을 들어 옮기고 있다.
충남 천안 삼성SDI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사업장의 어깨동무 봉사팀원들이 인근 농촌 지역에서 토끼장 깔판으로 쓰일 천을 들어 옮기고 있다.
삼성그룹 사회공헌 사업의 산 증인인 삼성사회봉사단 황정은 부장. 그는 “봉사활동을 통해 인간 존엄성의 숭고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사회공헌 사업의 산 증인인 삼성사회봉사단 황정은 부장. 그는 “봉사활동을 통해 인간 존엄성의 숭고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94년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사회봉사단을 만든 삼성은 그룹 차원의 사회공헌 활동과 계열사에 따른 특화 사회봉사

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지난해 1400억원이었던 사회복지 분야 예산도 올해 2000억 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피부

에 와 닿는 사회공헌을 하자”는 이건희 회장의 철학에 따라 2004년부터는 장애인 노인 등 소외 계층 지원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사회공헌 활동을 ‘조직문화’로 만들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 공익사업

삼성의 공익사업은 재단 사업과 계열사 추진 사업으로 나뉜다.

재단 사업의 경우 문화 기획과 공연, 미술관 운영 등을 하는 문화재단, 사회복지와 보육 사업에 초점을 맞춘 복지재단이 있다. 언론인 해외연수나 학술 지원을 해주는 언론재단, 삼성서울병원과 실버타운을 운영하는 공익재단도 있다.

어린이집도 주요 사업의 하나다. 전국 39곳에 있는 삼성 어린이집의 선생님 420여 명이 3800여 명의 어린이를 돌보고 있다.

계열사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컴퓨터 무료 교육을, 삼성SDI는 무료 개안(開眼) 수술을 지원한다. 소년원생 컴퓨터 교육(삼성SDS), 청소년 증권 경제 교육(삼성증권), 중소기업 및 사회단체 무료 기업이미지(CI) 제작 지원(제일기획)도 한다.

동물을 매개로 한 사회공헌 활동도 있다. 맹인안내견이나 인명구조견, 치료견, 검역견을 지원하고 뇌성마비 아동 재활에 필요한 말도 공급한다.

뇌성마비 장애 아동이 말을 타면 잘못된 신경체계가 어느 정도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효과가 있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 자원 봉사와 전문 구호 활동

삼성은 헌혈과 자원봉사 대축제, 연말 불우이웃돕기 등 이벤트를 통해 모든 임직원이 자원봉사 활동 참여를 북돋우고 있다.

자원봉사 시간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해주고 봉사 활동을 위해 휴가를 내면 유급휴가로 처리해준다. 자원봉사 활동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도 회사가 부담한다.

대형 사고나 태풍 홍수 등이 생겼을 때 전문적인 구호 활동에 나설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1995년 6월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직후 ‘3119 구조단’을 만들었다. 현재 특수 구조대원 35명을 포함한 350명의 구조대원과 인명구조견들이 구조단에 있다. 구조단은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경남 거제 지역에서 적극적인 봉사 활동을 펼쳤다. 에버랜드 전문 조리 팀은 1996년부터 수해 지역 배식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 봉사 활동의 고급화 추구

삼성의 향후 목표는 고급화 전문화된 봉사 활동의 확대다.

법률 의료 과학 경제 등 임직원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사회봉사에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 또 계열사별로 벌이고 있는 사회공헌 사업을 연계하는 복합 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봉사의 질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의료진과 구조단, 급식 봉사단이 함께하는 재해 구호 봉사를 하거나 교육과 복지, 일자리 알선 프로그램을 합쳐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식이다.

삼성은 지난달 사회봉사 활성화를 위해 전국에 103개의 자원봉사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현재 78% 수준인 임직원 봉사활동 참여율도 연말까지 9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 이를 위해 개인별 자원봉사 인증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봉사 마일리지 제도도 운영하기로 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사회공헌 사업 맏언니… “봉사는 내 운명”▼

삼성사회봉사단 황정은 부장

사회공헌의 ‘사’자도 모르던 철부지 여직원이 1995년 삼성그룹의 사회공헌을 담당하던 삼성 복지재단으로 발령 받았다. 1985년 제일모직의 유일한 여성 대졸사원으로 입사한 지 10년 만이었다. 홍보 담당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그는 홍보 업무를 떠나는 게 못내 아쉬웠다.

그렇게 봉사 일에 발을 들여놓은 지 21년째인 그는 봉사활동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는 ‘봉사 중독자’가 됐다.

삼성 사회봉사단 황정은 부장. 그를 ‘봉사 중독’에 빠지게 한 것은 몇 차례의 충격이었다.

첫 번째 충격은 그의 무지에서 비롯됐다. 어린이집 지원사업이 단순한 고아원 건설 사업인 줄 알았다가 심한 질책을 받은 것이다.

“담당자가 모르는 일을 남들이 알아줄 리 없죠. 그때부터 관련 제도와 법규를 통째로 외우기 시작했어요. 정확히 알아야 제대로 일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죠.”

두 번째 충격은 1996년 부산의 한 ‘달동네’에서 열린 어린이집 개원식에서 받았다. 14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지어진 시설이었지만 단 10여 명의 어린이만 지원했다.

어렵게 생활하는 계층에 어린이집이 생겼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지 못했던 것이다. 산비탈에 있는 200여 가옥을 일일이 방문해 4개월 만에 겨우 정원을 채웠다.

그는 그때부터 좀 더 현장과 밀착된 봉사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한다.

사회봉사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만든 세 번째 충격은 최근에 있었다.

벤치마킹을 하겠다며 찾아온 모 기업 담당자가 “언론에 홍보될 만한 사업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해 온 것. 어려운 이웃을 순수한 마음으로 돕겠다는 것이 아니라 홍보 효과만을 노리고 사회공헌에 접근하는 기업들이 있다는 사실에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기업이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되돌려 줘야 한다는 의지만 확고하다면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사회공헌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한국 실정에 맞는 공익사업 모델을 찾기 위해서다.

그는 “당장의 효과에 연연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사회봉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황 부장은 앞으로도 사회공헌 업무에 뼈를 묻을 생각이다. 무엇보다 스스로 느끼는 보람이 크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을 통해 인간 존엄성의 숭고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어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지 기대되기도 하고요. 아마 하늘이 저에게 준 천직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사회공헌 활동
회사 사업활동 내용연간 예산(원)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저개발국가 교육 인프라 개선베트남 등 동남아 저개발국 대상 학교 인프라 개선1억7000만
삼성SDI밝은 세상 찾아주기저소득계층 개안 수술 등 안과 서비스2억4000만
삼성중공업청소년 지킴이 좋은 세상 만들기청소년 유해업소 개선, 우범지역 순찰 등4500만
삼성SDS정보화 나눔 세상장애인 정보화 격차 감소2억
삼성화재신교통문화 사업교통박물관,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운영교통사고 유자녀 지원36억
삼성카드푸른 싹 키우기백혈병 어린이, 소년소녀가장 지원, 청소년 신용교육 등8억3000만
삼성물산사랑의 집짓기국내외 집짓기 자원봉사 및 자금 지원3억4000만
삼성에버랜드희귀질환 어린이 및 미니분교 지원희귀병 어린이 의료비 지원 등2억5000만
삼성서울병원밝은 얼굴 찾아주기저소득층 얼굴 기형 환자 무료 성형수술10억
연간 예산은 2006년 예상치. 자료: 삼성사회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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