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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5월 1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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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상속·증여세제는 최고세율이 50%이고 상속·증여로 볼 수 있는 모든 거래에 세금을 매기는 ‘완전포괄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국내 기업 대부분의 오너 지분이 5%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영권 승계를 사실상 막아 놓은 것이다. 이 때문에 편법 승계에 따른 조세 회피 비용만 커진다. 또 편법 승계가 싫거나 두려운 일부 기업인은 일부러 기업 성장을 억제하거나 돈을 마구 쓰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기업인이 투자보다는 배당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분석이다.
무거운 상속세는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는 기업에 큰 짐이 된다고 보아 상속세율을 낮추거나 아예 없애는 나라가 늘고 있다. 미국은 상속을 할 때 부모가 연방정부에 납부하는 유산세를 영구 폐지하기로 했다. 캐나다 이탈리아 스웨덴 홍콩 싱가포르 등은 상속세를 폐지했거나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한 차례 세금을 많이 거두는 것보다 기업을 계속 성장시켜 일자리와 사회적 부를 창출하도록 유도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경영권을 자녀에게 넘겨주기 위해 주식의 상당 부분을 물려주는 폐단을 막으려고 의결권 차등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도 외국엔 많다. 미국 포드사는 3.7%의 오너 지분에 40%의 의결권을 주고 있다. 구글사도 최근 창업자들에게 소액주주 의결권의 10배짜리 주식을 발행했다. 창업정신을 잇고 오너경영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다.
법치국가에서 세금을 제대로 내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그러나 그 세금은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 그래야 법의 정의와 경제의 효율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 2세, 3세 경영 승계가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해 상속·증여세율을 합리적으로 낮추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주주 차등 의결권제 역시 적극 검토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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