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행犯 73% 영장 기각도 ‘국민의 이름으로’ 했나

  • 입력 2006년 5월 11일 03시 03분


법원이 ‘평택 불법폭력시위 혐의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을 무더기로 기각한 데 대해 석동현 천안지청장은 어제 본보 기고문을 통해 “국가의 안보와 위신이 걸린 사업에 불법 폭력적으로 저항하는 것이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상의 자유인가”라고 반문했다. 법원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의 수용(收用)을 방해하고,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침입하여 장병들을 무차별 폭행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현행범 60명 가운데 27%인 16명에 대해서만 영장을 발부했다.

석 지청장이 검찰의 자존심 때문에 이런 문제를 제기했다고 우리는 보지 않는다. 검찰 내에는 법원의 이번 영장기각 사태가 공권력의 위축을 부채질할 것으로 걱정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우려는 각계 국민 사이에도 퍼져 있지 않을까 싶다.

미군기지 이전반대 단체는 이번 주말에도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한다. 이른바 지휘부는 불법폭력시위를 주도하고도 여유만만하게 현장을 빠져나가고, 죽봉(竹棒)으로 장병과 경찰의 생명을 위협한 가담자 대다수도 법원이 구속을 면하게 해 주니 시위대의 기세(氣勢)가 오를 만도 하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사람들은 외부에서 평택 현장으로 달려가 죽봉과 각목을 휘두른 전문 시위꾼이다. 현지 주민도 아니면서 흉기를 들고 시위현장을 휘저었다.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기각사유도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한 것이다.

법원은 ‘국민의 이름으로’라는 말을 해 왔다. 법원이 이번의 무더기 영장기각도 ‘국민의 이름으로’ 했다고 생각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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