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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4월 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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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초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로 가는 가스관 밸브를 잠가 버렸다. 우크라이나가 가스 가격 인상안을 거부하자 보란 듯이 역공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 관으로 가스를 공급받아 온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까지도 며칠간 추위에 떨어야 했다. 국제 가스가격과 유가도 덩달아 뛰어 세계는 ‘에너지 무기화(武器化)’의 위력을 실감했다.
▷각국의 에너지 확보 경쟁은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세계의 자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중국은 최근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순방외교 등을 통해 아프리카와 남미를 비롯한 16개국에서 유전 지분과 석유개발권을 따냈다. 일본은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러시아 송유관의 종착지를 당초 예정됐던 중국에서 일본과 가까운 나홋카로 돌렸으며 미국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아자데간 유전에 투자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중동의 반미(反美) 분위기에 편승해 원유 확보에서 실리를 챙기고 있다. 적과 동지가 불분명한 에너지전(戰) 양상이다.
▷베네수엘라가 최근 천연자원 국유화를 선포하는 바람에 현지에서 유전을 개발 중인 한국석유공사가 큰 손실을 보게 됐다. 볼리비아와 페루도 주요 산업 국유화를 추진 중이어서 우리의 해외석유 개발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남미의 좌파 득세가 우리나라의 에너지 대책에 일격을 가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미국과의 관계라도 좋아야 할 텐데 이도 저도 아니라면 에너지 전쟁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길은 어디 있을까.
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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