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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4월 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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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해당 풍토에 잘 적응하는 나무가 있어 나라마다 고유의 자연 생태계와 문화유산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에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나무는 소나무가 44%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소나무가 선조 때부터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태어났을 때는 액운을 막기 위해 금줄에 솔잎을 꿰어 달았고, 성장해서는 소나무를 베어다 집을 지었다. 그리고 송진이 가득 배어 있는 소나무 관(棺)에 누워 삶을 마감했다. 소나무가 척박한 땅과 바위틈에서 온갖 풍상과 싸우며 살아가는 모습은 외세에 숱한 고난을 겪으면서도 이 땅에 뿌리를 두고 살아온 한민족의 삶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소나무를 화폭에 담으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했으리라.
그런데 이렇게 우리 민족과 함께 살아온 소나무가 점차 줄고 있다. 한 기록에 따르면 1950년대 우리나라 산의 60%를 덮고 있던 소나무 숲이 현재는 25%로 줄었다. 이는 우리가 방심할 경우 머지않아 주변에서 소나무 숲을 보기 힘들 것이라는 사실을 대변한다.
약 7000년 전부터 한반도에서 자라기 시작한 소나무 중에서 특히 백두대간을 따라 자생하고 있는 소나무들은 줄기가 곧고 수형이 아름다워 ‘금강소나무’로 불려 왔다.
이름에 걸맞게 예로부터 궁궐이나 사찰 등을 건립하는 데 이 지역 소나무가 많이 이용되었다. 조선 초기에는 이들 소나무 숲을 보호하기 위해 전국 60여 곳을 황장목봉산(黃腸木封山)으로 지정해 표석을 세우고 엄격히 관리했던 기록도 있다.
최근 정부나 사회단체에서 금강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소나무에 얽혀 있는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이런 소중한 자원을 후손에게도 물려줘야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일 게다.
변광옥 한국임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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