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종합]‘피겨 공주’ 연아 엄마는 그림자 코치

입력 2006-03-16 03:05수정 2009-10-0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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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기 군포시의 한 식당 앞에서 대화를 나누는 ‘피겨 요정’ 김연아(오른쪽)와 어머니 박미희 씨. 군포=김성규 기자
어머니 박미희(48) 씨는 둘째 딸 김연아(16)의 그림자다.

‘피겨 요정’ 김연아가 세계주니어피겨스케이팅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한 다음날인 15일 오전 박 씨는 김연아가 올해 입학한 경기 군포시 수리고에 딸과 동행했다.

김연아가 세계 주니어 무대를 평정할 수 있었던 데에는 어머니의 ‘그림자 조력’이 절대적이었다. 어릴 때 겨울이면 집 근처 창경원(현 창경궁) 연못에서 피겨스케이트를 신고 얼음을 지쳤던 박 씨는 결혼해 군포에 정착하면서 얼음판을 잊었다. 하지만 연아가 7세 때 집 인근에 개장한 과천실내링크를 가족과 함께 찾은 것이 박 씨의 예전 열정을 되살렸고 재능을 보인 둘째 딸 연아를 피겨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때부터 연아의 곁에는 항상 박 씨가 있었다. 빙상 기술훈련은 코치에게 맡겼지만 지상 체력훈련은 박 씨가 직접 시켰다. 군포 집에는 박 씨가 녹화한 피겨대회 중계 테이프 수십 개가 있다. 1500만 원이나 드는 두 달간의 해외 전지훈련을 연아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매년 빠짐없이 보낸 사람도 박 씨였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이를 지원한 것은 지난해 여름부터다.

김연아는 중학교 1, 2학년 때 사춘기를 겪으며 힘든 시기를 겪었다. “스케이트가 그냥 싫었어요. 그래서 엄마하고도 많이 다퉜죠.” 하지만 중2 때 국제대회인 그랑프리 대회에 첫 출전해 우승하면서 고비도 지나갔다.

박 씨는 이제 한 동작만 보고 문제점을 짚어낼 정도로 전문가의 경지다. “한 6, 7년 지켜봤더니 어느 순간 피겨에 대한 모든 것이 이해되더라고요.”

모녀는 다르면서도 닮았다. 161cm의 키에 하체가 긴 김연아의 체격은 아버지 김현석(49·180cm) 씨에게 물려받았지만 좀처럼 긴장하지 않는 성격은 어머니를 닮았다.

이날 낮 모교 교장 선생님,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들과의 식사자리가 끝날 때 쯤 박 씨는 시계를 보며 김연아의 훈련부터 챙긴다. “집에 가서 기초체력 훈련을 좀 해야겠어요. 연아가 3일 동안 쉬었거든요.” 이 말에 김연아는 두말없이 일어선다. 모녀는 벌써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군포=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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