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21일 스위스 빼닮은 그리스와 한판…수비 강화

  • 입력 2006년 1월 2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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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질 순 없다.”

21일 오후 10시 40분(한국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잘 빈 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4개국 친선대회 그리스전. 이 경기를 앞둔 딕 아드보카트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할 듯. 19일 아랍에미리트(UAE)에 충격의 패배를 당한 뒤라 필승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동시에 전지훈련 초반에 가능한 한 많은 선수들을 테스트해야 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리스전에서 또 패해 초반 2연패를 할 경우 선수들의 자신감이 하락해 전지훈련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꺼낸 카드가 4-3-3 포메이션. 포백으로 수비를 강화한 뒤 역습으로 승부수를 띄울 전망. 20일 열린 훈련에서 김동진(서울) 김진규(이와타) 최진철(전북) 조원희(수원)를 수비라인에 넣어 연습게임을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훈련 중 양쪽 측면 수비수인 김동진과 조원희에게 많은 주문을 했다. 조원희와 김동진은 “감독님이 상대 공격수를 3명으로 보고 수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수비에 치중하되 공격 땐 오버래핑으로 공격수에게 찬스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미드필더엔 이호(울산)를 수비형으로 넣고 백지훈(서울)과 김정우(나고야)를 전진 배치해 역삼각형으로 세워 상대를 압박할 전망. 공격라인은 UAE전과 똑같이 박주영(서울) 이동국(포항) 이천수(울산)의 스리톱이 나선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최종 목표는 6월 독일이다”며 이번 경기를 다양한 테스트의 장으로도 생각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동진과 조원희를 수비로 내린 것도 미드필드와 수비라인을 동시에 커버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를 키우는 일종의 테스트.

두 번째 평가전 상대인 그리스는 유로2004(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챔피언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의 강호. 그리스는 한국의 독일 월드컵 본선 G조 상대인 스위스와 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야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꾸짖고… 달래고… “냉온탕 전략 약발있네”▼

“괜찮아. 힘내. 하지만 다음엔 제대로 해.”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달래고 어르면서도 지적할 것은 지적하는’ 방식으로 해외 전지훈련에 나선 태극전사들을 장악하고 있다.

19일 약체 UAE에 0-1로 패한 뒤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에게 “괜찮다. 기죽지 말고 열심히 훈련하라”라며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질까 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충격에서 헤어난 20일엔 선수들을 모아 UAE전에서 선수 개개인이 잘한 것과 못한 것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라”고 꾸짖었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면서도 선수 개개인의 플레이를 치밀하게 분석해 잘못한 것은 따끔하게 충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또 “누구에게나 기회는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기회가 계속 주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생존경쟁을 은근히 부추기고 있다.

리야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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