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1월 2일 03시 0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그런데 대입 관련 기사를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도대체 무슨 말인지, 어떤 내용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고교 교사인 내가 이럴진대 많은 학생과 학부모는 어떨까. 새삼 걱정이 앞선다. 지금의 대입제도는 한마디로 ‘미로 찾기’ 같다. 원점수니 표준점수니 백분위니 따위의 용어도 그렇지만, 꼭 그렇게 복잡한 방식으로 제도를 운용해야 하는지 되묻게 된다. 학생들이 밤을 새우며 공부하기보다 대학 지원하기가 더 어려운 지경이니, 뭐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게 아닌가?
국가시험인 만큼 난이도며 변별력 등 출제상의 기술적인 문제까지 탓할 생각은 없지만, 과거처럼 단순화했으면 싶다. 예컨대 400점 만점에 몇 점이면 ○○대학 합격 가능 등으로 자신의 점수와 지원 대학을 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각 대학의 전형방법도 암호문 풀기와 같다. 각 대학의 전형방법에는 학교생활부와 수능 성적, 논술과 면접 등이 있다. 학생부는 석차 백분율을 적용하는 대학도 있고, 수우미양가 방식을 활용하는 곳도 있다.
수능 성적 반영도 복잡하기는 학생부와 마찬가지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어느 점수를 활용하는지, 특정 영역에 가중치를 주는지를 꼼꼼히 살펴 자신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따져야 하는 등 많이 헷갈린다.
소수의 학생은 이른바 명문대를 진학하고, 대다수 중하위권 학생은 자신의 성적에 맞춰 어느 대학이든 입학하면 될 텐데, 복잡하다 못해 혼란스러운 대입제도가 왜 필요한가. 자신의 성적만큼 대학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주면 될 일 아닌가. 입시가 포커 도박판도 아닌데 무슨 ‘전략’이 필요한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한국인의 머리가 좋다는 것은 세계가 인정하는 바이지만, 좀 더 좋은 쪽으로 썼으면 한다. 고3 딸에게 ‘네가 잘 알아서 하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장세진 전주공고 교사 문학평론가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