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플라자]증권사 고수들 “나는 이렇게 본다”

  • 입력 2005년 12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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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주식투자자들은 어느 해도 겪지 못한 상승장을 경험했다. 한국 증시의 체질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며 투자자들의 마음가짐도 여유로워졌다. 과거에는 코스피지수가 1,000을 넘어서기가 무섭게 ‘언제 조정이 닥치나’ 두려워했지만 이제는 ‘언제 조정이 와서 매수 타이밍을 잡을까’로 바뀌었다. 이제 한 해 투자성과를 평가하고 내년 투자전략을 짤 때다. ‘고수’로 불리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서 내년 전망을 들어 봤다.》

▼내수경기 호전 수혜주 노려라▼

임춘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유가 등 불안요인이 있지만 내년에도 한국 증시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고 밝혔다.

임 센터장은 “올해 내수경기가 부진했으므로 4분기(10∼12월)부터 지표의 점진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특히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연말 연초 실적이 기대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적립식 펀드의 활성화, 퇴직연금 도입 등으로 투자자산 중 주식 비중이 확대되는 게 긍정적이라는 것. 세계 경제가 크게 후퇴하지 않는다면 적립식 펀드로 자금 유입이 급감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금리를 올리면서 금리 인상 행진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 점도 긍정적이라는 것.

내년 1분기(1∼3월) 지수 예상치는 1,450 안팎, 빠지더라도 1,250이 하한선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유망업종으로는 금융과 IT를 꼽았다.

금융은 내수경기 호전의 대표적 수혜주, IT는 내년 하반기 이후 장기적인 경기호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

2분기(4∼6월)에 단기적인 조정이 올 수 있으므로 적절히 투자를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임춘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올해보다 수익률 낮게 잡아야▼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도 주가 상승세는 이어지지만 올해보다는 투자수익률 목표를 낮게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엄청난 시세 분출로 저평가된 기업들이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아갔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는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경제성장률이 5% 안팎으로 올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다 퇴직연금, 기업의 여유자금이 증시로 들어오면서 수요 기반이 탄탄해질 것이라는 전망.

이에 따라 김 센터장은 내년 코스피지수가 1,45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내년 1분기는 상승세를 이어가다 2, 3분기 중 조정을 받은 뒤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분기에 주가가 크게 오르면 이익실현 차원에서 주식 비중을 약간 줄이고 채권 비중을 늘리는 게 좋다. 하지만 3분기(7∼9월) 중반 이후에는 주식에 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시기별로 추천 업종도 다르다. 1분기에는 자동차 증권업종이, 2, 3분기에는 자산가치가 높은 종목이, 그 이후에는 자동차 증권 IT 업종이 유망하다는 것.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금융-중소형주 주목도 높여라▼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을 이끌어가는 3가지 핵심요소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

우선 구조조정을 통해 한국의 경제구조가 개선됐다는 점을 들었다.

둘째로는 순환적인 경기 회복세를 꼽았다.

이 센터장은 올 1분기를 기점으로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다만 경기지표상 회복세가 완연한데도 불구하고 이를 실감하지 못한 것은 저성장기이기 때문이라는 주장.

마지막으로 자금 유입의 지속성을 꼽았다.

이 센터장은 현재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는 것은 단순히 채권과 주식 간 자금 이동을 넘어 은행을 포함한 전체 금융자산의 재편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코스피 지수는 1,250∼1,600으로 전망했다. 특히 1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를 고점으로 봤다.

금융주와 중소형주 중심의 종목별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중소형주도 이미 상당 수준 올라 올해 말 같은 급격한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외국인 유입으로 상승세 유지▼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코스피지수는 1,200∼1,450, 코스닥지수는 650∼900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고 유럽 경제가 회복되는 데 따라 달러 약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동아시아 등 달러권 이외 지역 자산에 대해 외국인들이 사들이기 시작하면 한국 증시의 대세 상승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 중국과 일본의 내수가 회복되면서 동아시아 역내 교역이 성장하면 기업이익도 늘어나 증시 상승 기조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본과 유럽의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둔화도 예상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자동차, 유통, 증권에 대해 중장기 상승 기조를 염두에 두고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했다. 성장과 가치라는 매력을 겸비한 종목이면 금상첨화라는 것.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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