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송영언]태화강(太和江)

입력 2005-12-05 03:00수정 2009-10-0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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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은 몇 년 전만 해도 ‘죽음의 강’이었다. 인근 주민들은 심한 악취 때문에 산책은커녕 창문도 열지 못했다. 2000년 6∼8월엔 숭어와 붕어 1만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한때는 등뼈가 휘고 옆구리가 튀어나온 기형어(畸形魚)까지 발견됐다. 엄청난 양의 공장폐수와 생활 오수가 흘러들면서 물속의 산소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그런 태화강이 되살아났다. 물이 맑아지면서 지난해 11월에는 40년 만에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연어가 나타나 울산 시민들을 흥분시켰다. 지금은 연어 은어 숭어 등 물고기 떼가 유유히 헤엄치고, 백로 등 새 떼가 몰려들고 있다. 1990년대까지 하수(下水)와 같은 5급수였던 수질이 2000년대 초 3급수로 좋아졌고, 지금은 2급수로 변했다. 생태계 등 주변 환경도 살아났다.

▷태화강을 살리려는 울산시의 지속적인 노력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모범이 될 만하다. 1995년부터 올해까지 2400억 원을 들여 하수관로 설치, 하수처리장 건립, 강바닥 불순물 제거 등의 작업을 했다. 하지만 141개 현지 환경단체와 기업들의 동참이 없었다면 태화강의 소생은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들은 각자 구역을 정해 대대적인 수중 정화 활동을 벌였다. 지금은 쓰레기 하나 버릴 수 없게 파수꾼 역할을 철저히 하고 있다.

▷하천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지자체가 전국적으로 늘고 있다. 서울시는 양재천, 청계천에 이어 반포천 등 50여 개 하천의 정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런 정화 작업이 성공하려면 환경단체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태화강의 성공 사례는 국책사업 반대 등 정치적 목적의 거창한 투쟁보다 주민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일에 발 벗고 나서는 게 진정한 환경운동임을 증명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이 시민 속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공을 들인다면 그들을 보는 세상의 눈도 달라질 것이고, 개발과 환경의 조화도 구호가 아니라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송영언 논설위원 young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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